[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ING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이 오렌지라이프와 푸본현대생명으로 각각 간판갈이에 나섰다. 상표권 만료와 대주주 변경에 대응한 개명으로 두 회사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이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현대라이프생명도 푸본현대생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 예정이다.
오렌지라이프는 ING생명의 상표권이 곧 만료됨에 따라 지난 3일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공식 변경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와 오는 5일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오렌지라이프의 이름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렌지라이프가 연말 교체 시기를 앞당겨 이달부터 오렌지라이프로서의 브랜드 마케팅을 이미 시작한 만큼 시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대라이프 역시 대만 자본의 품에 안기면서 사명 변경과 함께 오랜 부진을 씻고 재도약을 노리는 중이다.
현대라이프는 내달 중순 푸본현대생명으로 이름을 바꾼다. 유상증자를 마치면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의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피인수 후 두 보험사 '도약' 기대
ING생명과 현대라이프의 사명에는 정든 만큼 굴곡도 많았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는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의 품에 안긴 뒤 기업공개(IPO)로 몸값을 불리는 우회전술을 썼다.
기업가치가 오른 만큼 매수 기업들의 신중함도 더해져 매각이 긴 시간 정체됐다. KB금융지주가 유력하게 이름을 올리다가 발을 빼면서 독자 경영이라는 새 카드까지 나왔던 상황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오렌지라이프에 대해 '인수 방향성'을 언급하며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번에도 매각가를 두고 몸값을 올리려는 MBK파트너스와 신한금융 사이 줄다리기는 있었지만,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가 한 발씩 양보하며 2조2천990억원대에 거래가 성사되리라는 관측이나온다.
현대라이프는 건전성 악화와 경영 미흡, 보험설계사 노조와의 관계가 뒤엉켜 시장의 악평을 감당해야 했다.
현대라이프의 올 3월 RBC는 권고 기준인 150%를 미미하게 넘어섰다.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영업점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를 해촉해 논란을 낳았다. 이 여파로 올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에 생명보험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이 2021년으로 확정되며 1조~2조원대의 부채가 예고된 바 있다.
현대라이프가 잡은 동아줄은 대만 2위권 보험사인 푸본생명이다. 이달 말 푸본생명과 현대커머셜이 각각 2천336억원, 603억원을 투여하는 유상증자가 마무리된다.
현대라이프는 연이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급여력(RBC)비율의 숨통이 트였다. 증자 후에는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의 지분 62%를 소유하며, 현대라이프의 예상 RBC는 210%대다.
진통을 겪었던 조직 축소도 실적에는 도움이 됐다. 6년 연속 적자를 봤던 현대라이프는 올 1분기 109억원, 2분기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결정하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고민을 접어둘 수 있었다.
오렌지라이프의 RBC는 6월 말 기준 437.91%로 매우 탄탄하다. 상반기 순이익도 1천836억원으로 IFRS17 대응은 물론 '리딩뱅크' 탈환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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