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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망중립성 논란…강화냐 완화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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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대가 부담 등 놓고 팽팽 … 국회 망중립성 토론회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5세대통신(5G) 상용화를 앞두고 망중립성 논란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미국이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하고, 5G 기반 초연결시대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맞춰 국내도 망중립성 원칙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특히 인터넷 포털이나 SNS 등 콘텐츠 업체(CP)들도 트래픽 증가에 따른 망 투자 등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망 이용대가의 현실화 등이 최대 쟁점이다. 실제로 5G 투자에는 조단위 투자가 뒤따른다.

그러나 인터넷 업계는 네트워크의 차별없는 사용에 방점을 뒀던 망중립성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트래픽 등을 이유로 더 많은 이용대가를 요구하거나 이를 차별할 경우 인터넷 생태계나 중소 규모 콘텐츠 업체가 고사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종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7일 세미나를 열고 5G 시대를 앞둔 망중립성 원칙 논란 등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현재 망중립성의 원칙이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우리나라 정책의 재정립 필요성을 두고 업계는 물론 학계 입장 엇갈렸다.

이종걸 의원은 축사에서 "한국의 제도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망중립성에 변화가 생긴 것을 계기로 우리도 문제를 인식하고 미래를 설계해가야 한다"며 강조했다.

◆"美 망중립성 폐기, 유지될 지 의문"

이날 토론에는 미국전자프론티어재단(EFF)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에르네스토 팔콘 변호사 참석, 미국의 망중립성 이슈를 소개 했다.

팔콘 변호사는 먼저 망중립성에 대해 "인터넷이 오픈플랫폼으로 유지되고, 네트워크 제공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나 앱, 서비스를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트럼프 정부 들어 통신사업자(ISP)를 정보서비스사업자로 재정의했다. 기존 망중립성 원칙 등을 의무화 했던 사업자들에게 이를 강제하지 않게 된 것.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한 셈이다.

망중립성은 미국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가령 지난 2012년 AT&T는 아이폰의 영상통화서비스 '페이스타임'을 차단해 논란이 됐다. 2014년에는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에 빠른 데이터속도를 위해 별도의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기도 했다.

논란 속 망중립성 원칙이 결국 폐지됐지만 여전히 잡음이 일고 있다.

팰콘 변호사는 "설문 결과 미국 여론의 85%가 망중립성 폐기에 반대하고 있고, 지방정부에서 망중립성을 복원하려 하고 있다"며,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산불을 진압해야 하는 소방수의 업무용 LTE 속도를 킬로비트급로 제한한 사례를 계기로 망중립성 강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통신사들이 초고속인터넷 보급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투자가 나타나지는 않았고, 5G에서도 투자를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며, 미국 내 망중립성 원칙 폐기 기조가 유지를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G에서는 데이터의 사용방법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어느나라도 5G 때문에 망중립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ISP가 망 사용료를 더 받고 싶다면 협상을 통해 높여 받으면 될 것"이라며, "이에 앞서 통신서비스 원가공개 등을 통해 시장지배적 지위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트워크를 플랫폼으로…망중립성 원칙 변화 필요"

반면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이해관계자의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무엇을 위한 망중립성 논의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신 교수는 "과거와 달리 현재의 망중립성 원칙은 트래픽이 폭증함에 따른 ISP의 망 관리 권한을 일부 허용한다"며, "네트워크 기반의 혁신을 창출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중립성 완화가 통신업체의 지배력 전이나 수직 통합을 통한 부당한 차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통신사가 특정 CP 접근을 배제하는 전략으로 간다는 것은 CP시장에 혁신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지금처럼 거대 CP가 등장한 상황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직적 통합에 대해서는 "효율성 개선 차원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의 의견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그간 망중립성의 단대단 원칙에 의해 네트워크는 수동적인 개체였지만 이제는 네트워크를 플랫폼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망중립성 완화에 따른 우려는 공정경쟁법을 통해 (사후규제를 통해) 규율할 수 있다"며, "시장 참여자간 수익과 비용 배분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화vs완화…서로 "생태계 왜곡" 주장

특히 이날 인터넷 업체와 통신사업자는 망중립성 원칙에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망 이용대가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먼저 인터넷업계는 망중립성 완화 시 통신사의 영향력이 강해져 생태계가 왜곡될 것이라 주장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차별적인 망 이용요금 체계가 확산될수록 작은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는 저품질의 망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다"며, "망공공성에 입각한 원칙을 확립하고, 현재의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하에서 통신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거나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그간 망중립성 논란이 구체적 서비스 실체보다는 '망중립론'과 '망관리론' 진영간 소모적 이념 논쟁형태로 진행돼왔다며 이의 수정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류용 통신사업자엽합회(KTOA) 팀장은 "최근 트래픽 폭증으로 인한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 투자와 수익 불균형으로 인한 투자위축, 생태계 왜곡 문제로 기계적 동등대우와 비차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5G 에서는 망을 용도에 맞게 분리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혁신적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망중립성 논란이 국내외 역차별 및 OTT 등 문제와는 별개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망중립성은 인터넷시대 흔들릴 수 없는 대원칙이고, 원칙에 변화가 있을때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OTT 등 뉴미디어로 인한 트래픽 증가 문제, 국내·해외 사업자 역차별 문제, 통신사 투자 위축문제 등이 망중립성과 혼재돼 논의 중인데 이것들이 망중립성과 직결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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