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포스코의 새 노동조합 설립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뛰어들면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모두 17일 저마다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자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들 노총은 1만7천여명에 달하는 포스코 노동자 세력을 흡수, 노총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포스코 노동자 측은 민주노총 세력과 한국노총 세력으로 분열, 포스코 내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노조 설립 가능성이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스코와 노동계에 따르면 '새노조 노동조합 준비위원회(준비위)'란 이름을 내건 일부 직원들이 민주노총과 손잡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지회는 지난 16일 설립총회에서 금속노조 지회 모범 규칙을 기반으로 지회 규칙을 제정하고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들은 포스코 광양·포항 공장을 아우르는 통합 지도부다. 이들은 다음달 있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적극 활용해 포스코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 기존의 기업노조는 민주노총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항해 한국노총에 손을 내밀었다. 포스코 노동조합 범(汎)비상대책위원회(범비대위)는 기존 기업노조 집행부 총사퇴를 받아낸 이후 새 노조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노조 설립 이후 한국노총 가입을 준비 중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조합 재건 추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범비대위에 힘을 실었다. 김만재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위원장은 "범비대위,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함께 포스코 노동조합을 건설해 무노조 경영을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동일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묶는 산별노조인 반면, 한국노총은 기업별 단위로 결성한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놓고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을 겨냥, "기존 노조를 물려받는 어용노조"라고 비난하는 반면, 한국노총은 "외부세력의 개입"이라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의 이전투구 양상은 포스코 내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현장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 노동자는 "팀장은 한국노총 측에, 다른 팀원은 민주노총 측을 옹호하며 서로를 공격하면서 사실상 노동자는 와해되고 있다"며 "과연 노동자를 위한 노조가 만들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재는 복수노조가 허용돼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노조 모두 만들어질 수 있다. 포스코 직원 역시 원하면 둘 다 가입이 가능하다. 결국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한국노총이 재건할 노조의 복수노조 체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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