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콘텐츠 플랫폼 업체간 이른바 '정주행'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정주행은 웹툰이나 드라마 같은 작품을 시리즈 단위로 완결해서 보는 형태를 말한다. 정주행 하는 이용자는 '충성 고객'이 될 수 있다. 정주행이 많은 시리즈는 입소문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플랫폼 업체들이 정주행 이용자를 늘릴 수 있는 서비스와 마케팅에 한창이다.
넷플릭스는 '정주행' 홍보 방식의 원조격이다. 가령 시즌 공개 후 24시간 이내 전(全) 편을 가장 빨리 공개한다. 이를 한번에 즐기는 '정주행 레이싱'이란 말이 사용될 정도다. 넷플릭스가 '정주행 레이서'라고 하는 이용자들은 SNS나 넷플릭스가 공개한 시리즈를 빨리 보고 SNS나 커뮤니티에서 홍보 대사 역할을 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같은 정주행 레이싱을 하는 회원수만 2013년 연간 20만명에서 2017년 9월 기준 500만명으로 20배 넘게 늘었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회원이 저장한 에피소드 시청 완료 시 넷플릭스 앱이 해당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자동으로 다음에피소드를 저장해 주는 스마트 저장 기능을 도입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콘텐츠의 마지막 혹은 클라이맥스 장면 시청 여부를 떠나, 첫 번째로 시리즈를 끝까지 시청한다는 게 주는 특별한 만족이 있다"며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달 들어 정주행 유인책을 강화하고 나섰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웹툰은 웹툰·웹소설 플랫폼 '네이버북스'를 '시리즈'로 개편했다.
'시리즈'에는 사용자가 감상 중인 콘텐츠를 상위에 배치해 작품 이어보기를 편리하게 했다. 작품별로 정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결제 방식을 간소화하고 작품별 이용권을 신설했다. 사용자들은 기존처럼 회차 단위로 결제를 승인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원할 때는 이용권을 취소하고 잔액을 환불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시리즈는 '너에게만 무료'도 도입했다. 돈을 내면 이용권으로 작품을 보고, 이용자가 일정한 시간을 기다리면 그 이용자만(너에게만) 무료로 작품을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는 '12시간마다 무료'를 시작했다. 12시간마다 무료는 12시간마다 다음 회차의 이용권을 무료로 받는 서비스다.
앞서 카카오가 선보인 '기다리면 무료'가 이용자가 각자 본 시점부터 작품별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1회차를 무료 감상할 수 있게 한 모델이라면 12시간마다 무료는 인기작을 하루 두번, 12시간마다 볼 수 있어 기존 무료 감상 주기가 빨라졌다.
지상파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푹'도 과거 인기 있었던 드라마를 시리즈 단위로 공개하는 '무료 릴레이 드라마'란 코너를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주행 마케팅은 충성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고 플랫폼이 갖고 있는 독점 콘텐츠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에도 효과적"이라며 "또 정주행을 마친 이용자는 개인 추천 서비스 등을 통해 다른 시리즈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 회원을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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