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국민보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금 청구 과정이 복잡해 보험금을 받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 아직 첫 발을 뗀 수준이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서비스 등 보험 소비자의 보험금 청구를 편리하게 바꾸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올해 상반기 기준 성인 남녀의 77.3%가 가입했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김동겸 수석연구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70세 이상 고령자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국민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고 추정했다.
가입자의 의료서비스 이용률도 매우 높다. 2018년 상반기 6개월 동안 20세 이상 피보험자가 치료목적으로 요양기관을 입원 방문한 횟수는 100명 당 7회, 외래는 100명당 95회, 약처방은 100명당 98회다.
반면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는 실제 이용률보다 매우 낮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건이 입원의 경우 4.1%, 외래 14.6%, 처방약 20.5%에 이른다. 미청구 이유는 열에 아홉이 소액이어서, 5.4%는 번거로워서라고 답했다.
이처럼 실손보험은 금융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사용하는 보험 상품이지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개별 서류를 스스로 보험사에 제출해야 해 불편을 낳았다.
실손보험 보험료를 받으려면 요양기관이 본인부담진료비를 산정하고 피보험자에게 청구하고, 피보험자가 본인부담진료비 전액을 요양기관에 지급한 뒤 피보험자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여 본인부담진료비를 상환 받는 체계를 따라야 한다.
세 단계도 복잡하지만 마지막 단계인 보험금 청구는 더욱 번거롭다. 설계사(52.2%)를 통하거나 직접 방문(13.6%)하는 등 단순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요양기관이 보험금을 직접 전산으로 청구하는 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요양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증빙서류를 이용하여 청구하기 때문에 청구절차에 따른 피보험자의 불편 및 시간소모가 발생하지 않으며 보험금 미청구 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현 단계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보험 간편청구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보험 간편청구 시스템은 사용자가 본인인증을 하면 필요한 청구서류 등이 전자문서 형태로 보험사에 자동 전송되는 방식이다.
KB손해보험과 교보생명이 보험 간편청구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KB손해보험은 레몬헬스케어와 연계해 앱에서 간단한 본인 인증과 진료내역 선택만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손보험 미청구 진료 내역 확인과 일괄 청구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보험금 간편결제가 신규산업 육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이 대형 보험사와 맞손을 잡거나 독립 법인대리점(GA)가 기술개발을 하는 등이다.
해외 보험사의 접목 사례도 다채롭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병원에서도 보험금을 간편청구하고, 서류의 이미지만 촬영하면 담긴 내용을 글자로 변환해 서류를 작성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한편 실손보험금을 전산으로 자동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해 보험가입자가 의료기관에 진료비 계산서 등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또 의료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실손 가입자의 요청에 따라야 하며, 해당 서류의 전송업무는 심평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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