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지난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후 1만3천여개가 설립됐지만 절반 정도가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진국과 같은 협동조합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일 '협동조합에 금융을 許하라'는 제목의 두 번째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라보랄 쿠차와 같은 협동조합은행 설립을 한국에서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년 협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말 법인 등기된 9천547개 협동조합 중 절반에 육박하는 4천447개가 폐업 또는 사업 중단상태로 나타났다. 운영 중인 협동조합 중에서도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는 1천502개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부진한 운영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자금조달의 어려움이다. 김의원은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가 발달한 스페인,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에서는 협동조합형 기업에 대해 맞춤형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협동조합은행이 일반화돼있다"고 밝혔다.
자료집에 따르면, 협동조합은행이 다른 협동조합에 대한 자금공급을 담당함으로써 협동조합 경제생계의 핵심 기둥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금융산업의 안정성과 고용창출에도 뛰어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는 협동조합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덜 받으면서 지속가능하고 고용친화적인 금융산업의 대안 경영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당시 저축은행 부실 사태 등을 이유로 금융위원회가 반대해 협동조합이 금융업 및 보험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협동조합은행 설립의 걸림돌이 돼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협동조합 금융업 원천금지 자체가 국제적으로 극히 유래가 없는 데다, 협동조합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는데 협동조합은행 설립 허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 협동조합에 금융업 및 보험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협동조합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도 곧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금조달 없이 기업발전이 불가능하듯이 협동조합에게도 금융지원이 필수요소"라며 "세계사에도 그 예를 찾기 어려운 협동조합 금융 금지 족쇄를 풀어 협동조합 경제생태계를 튼튼히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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