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의료자문을 거친 뒤 사례 중 절반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내부 판단용인 의료자문제도가 오히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거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장병완 의원(민주평화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보험사 의료자문 건수, 의료자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손해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목적으로 의뢰한 의료자문건수는 7만7천900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부터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4년 3만2천868건, 2015년 4만9천288건, 2016년 6만8천499건을 기록했다.
보험금을 주지 않는 부지급 사례는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보험금 부지급건은 3만8369건으로 의료자문 의뢰건수의 49%를 차지했다. 2014년 30%(9천712건), 2015년 42%(2만763건), 2016년 48%(3만2천975건)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환자를 직접 진단하지 않고 피보험자의 질환에 대해 전문의의 소견을 묻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의료자문제도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자료만을 바탕으로 자문하는 보험사 내부판단용에 불과하다는 점이라고 장병완 의원은 강조했다.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환자가 제시한 진단서 거부 용도로 사용한다면 '환자 직접 진찰'을 강제한 의료법 위반 가능성까지 있다는 우려다.
장병완 의원은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가 약관상 지급사유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라며 "이를 악용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보험사의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자료만으로 소견을 확인하는 의료자문을 마치 진단서처럼 활용하는 것은 진단서 교부시 의사의 직접 진찰을 강제한 의료법 제 17조1항을 위반하는 위법행위"라며 "의료법에 규정한 진단서가 아닌 의료자문제도로 환자의 법적 효력이 있는 진단서를 부인할 수 있게 한 제도는 즉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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