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 규모는 매년 늘고 있지만 20조원 이상의 자금이 사용내역이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 '주권상장 법인의 직접금융 자금조달 및 사용공시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금을 조달하고도 실제 사용하지 않거나, 기재를 누락한 경우가 20조2천억원(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분석대상은 최근 3년 간 공·사모로 주식 및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W)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 주권상장법인 918개사다. 자금사용내역확인이 가능하지 않은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제외했다.
최근 3년간 주권상장법인의 주식 및 주식연계채권을 통한 직접금융 자금조달 규모는 총 55조9천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가 모두 증가하였고, 특히 코스닥의 사모 CB와 코스피의 공모 BW 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발행 전에 증권신고서(공모), 주요사항보고서(사모)를 통하여 자금사용 목적을 각각 기재하도록 하고, 발행 후에는 사업보고서에 주식 및 주식연계채권 공‧사모 발행자금의 실제 사용내역 기재를 의무화 하고 있다.
원래 공시된 사용목적과 실제 사용내역을 비교하여 차이가 발생할 경우 그 사유를, 자금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향후 사용계획 등을 건별, 용도별로 기재해야 한다.
발행 시 신고한 자금조달의 목적은 대부분 운영자금(28.4조원, 51%)을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타법인 증권취득(6.9조원, 12%)이나 시설자금(6.8조원, 12%), 기타(7.2조원, 13%) 등이었다.
그러나 발행 시 신고했던 자금사용의 목적과 실제 사용 내역을 비교해보니 목적과 사용내역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자금을 조달한 이후 사용내역을 공시한 비율은 총 조달액 55조9천억원 중 35조7천억원으로 64%에 불과했다. 이는 자금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기재를 누락한 경우가 20조2천억원(34%)이라는 것이다.
또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조달한 28조4천억원 중 실제 운영자금으로 쓰인 돈은 61%(17조3천억원)에 불과했다. 다른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경우도 실제 사용내역은 일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문제는 직접금융시장의 규모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이러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을 조달하기 전 사용목적을 신고하는 것은 조달된 돈이 선순환 기능을 하고 있는 지,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며 "사용목적과 다르게 조달한 경우에도 특별한 제재가 없고, 공시 자체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아 목적대로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모발행의 경우 올해 초 서식 개정으로 올해 초 서식 정비와 일부항목(차환)이 없어 기재가 불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자금 사용내역 공시대상을 공모발행 회사채로 확대하고, 현재 3~4가지에 불과한 자금의 사용목적을 더 세분화하고 작성기준 또한 명확화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직접금융 조달 및 사용내역 공시가 형식 상 이루어지고 있어 금융당국이 현황 파악조차 하고 있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앞으로 주요사항보고서 및 사업보고서에 좀 더 충실히 기재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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