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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으라고 놓은 의자 아냐"…대형마트, 직원 눈치주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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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조 "대형마트, '앉아서 일할 권리' 보장 안돼…현장 상황 열악"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서비스 노동자들의 '앉아서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25일 마트노조 관계자는 "현재 마트에 비치된 의자는 여전히 구형으로 불편하고 현장에서의 눈치 때문에 있어도 앉지 못한다"며 "각 마트들에 관련 내용을 개선하라고 공문을 발송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0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있도록 의자를 갖춰야 한다.

앞서 마트노조는 이달 8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및 탑마트 등 대형마트에 '의자에 앉을 권리보장과 개선계획 요청의 건' 공문을 발송했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모두 의자를 잘 비치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현장 상황을 파악해본 결과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높이가 낮은 구형의자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고, 대다수는 의자에 앉지 못하고 있었다. 후방의자 역시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최근 전격적으로 의자를 교체한 이마트의 경우 계산대에 무릎이 닿는 구조로 돼 있어 실제로는 앉아서 일하기 매우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또 영업부서의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후방(창고)의자 등은 전혀 비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매장은 계산대 뒤편으로 고객카트 이동동선이 형성돼 있어 원천적으로 앉는 것이 불가능했다.

홈플러스는 계산대와 의자가 구형이었다. 또 당장의 개선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일부 매장별로 후방에 의자를 비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정준모 마트노조 교선국장은 "노동부는 체크리스크에서 단순히 의자의 설치유무 자체만 파악하고 있고 사후 강제성, 처벌조항도 없다"며 "사실상 의자의 본래 취지대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없고 개선계획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현장에서 실천활동을 통해 직접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포항의 한 매장에서는 관리자가 앉아있는 직원에게 '그거 앉으라고 놓은 의자 아니예요'라고 대놓고 눈치를 주는 일이 제보됐다"며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제대로 앉을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마트노조는 조합원 실천지침을 통해 ▲계산대는 앉고 싶을 때 앉아서 일할 것 ▲구형 의자 교체와 앉을 수 있는 계산대 환경 개선을 요구할 것 ▲후방과 대면판매 등 서서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의자비치를 요구할 것 ▲사측의 제재가 있다면 즉각 기록해 보고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정하고,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또 마트노조는 현재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대시민 의자캠페인도 전국적 범위로 확대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제대로 앉지 못하는 의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요구사항을 가지고 각 지부, 지회별로 행동을 통해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노동부도 요식적인 파악이 아니라 현장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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