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유류세 인하 첫날인 6일 전국의 주유소, 소비자들의 눈치작전이 절정에 달했다. 주유소들은 인근 주유소의 가격변동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실시간 가격변동에 나서는가 하면, 소비자들은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오피넷'에 접속하면서 해당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께 경기 시흥시 SK의 한 자영주유소. 이곳의 휘발유 가격은 1천655원, 경유는 1천455원으로 전날과 가격차이가 전혀 없었다. 이 때문인지 출근시간임에도 10분에 한대꼴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진입하는 등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 직원은 가격 변동이 없는 이유에 대해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방침 이전에 고가로 구매한 기름이 여전히 많이 있다"며 "해당 물량을 처리하는데 대략 3~4일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니 유류세 인하로 인해 기대했던 일부 소비자는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근 주유소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해당 직원은 "전국의 모든 주유소가 현재 눈치작전에 들어갔다"며 "인근 주유소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유류세 인하를 감안해 가격을 인하할 경우 우리도 재고분을 손실처리하더라도 가격을 낮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곳에서 불과 500m 떨어진 또다른 GS칼텍스 자영주유소. 이곳의 휘발유 가격은 1천657원, 경유는 1천455원으로 SK주유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곳 직원 역시 "재고를 처리하는데 3일이 걸린다"며 "다만 주유소의 눈치작전으로 유류세 인하 폭 만큼 기름값 인하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이날 저렴한 주유소를 찾고자 분주하게 움직였다. 기름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 사이트가 하루종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들은 이날 0시부로 본사의 지시에 의해 대부분 가격 인하가 이뤄졌다. 정유사들이 재고량과 관계없이 일제히 가격을 인하하기로 하면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휘발유 1L당 123원, 경유 87원, LPG‧부탄은 30원씩 가격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서울 동작구 현대오일뱅크 직영주유소. 이곳은 본사의 가격 인하 방침에 따라 휘발유값을 1천699원에서 1천575원으로 124원을, 경유는 1천499원에서 1천412원으로 87원 각각 인하했다. 평소보다 2배 가까운 소비자가 몰려들었다는 것이 이곳 주유소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름값을 내리지 않은 곳이 대다수여서 소비자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직영주유소는 전체 주유소(1만1천500개)의 10% 수준에 그친다. 아울러 주유소들이 세금을 내리거나 국제유가가 떨어질 땐 가격을 천천히 내리고, 세금이 붙거나 국제유가가 오를 땐 재빨리 반영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멀리 있는 직영주유소까지 찾아가기 어렵고 자영주유소가 가격 인하에 나설지도 미지수 아니냐"며 "유가가 오를 때는 기름값에 바로 반영하면서 거꾸로 유가가 내리거나 유류세가 떨어지면 재고 운운하며 늦게 가격에 반영한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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