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재계 창업 1세대 중 최고령 인물로 꼽히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오는 11일(음력 10월 4일) 만 96세 생일을 맞는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까지 오랫동안 집무실 겸 거주지로 머물러온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생일을 보냈지만, 올 초 거주지를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며 이곳에서 첫 생일을 맞게 됐다.
그러나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롯데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3년과 벌금 30억 원을 선고받은 처지여서 4년 연속 우울한 생일을 맞이하게 됐다.
8일 롯데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오는 11일 거주지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34층에서 가족들과 함께 조촐한 생일 축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신 명예회장은 1922년 경남 울산 삼남면 둔기리 농가에서 부친 신진수, 모친 김필순 씨의 5남 5녀 가운데 맏이로 태어났다. 올해 한국 나이로는 97세, 만으로는 96세다.
신 총괄회장은 2013년 집무실에서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거동이 불편한 상태인 데다, 정신도 또렷하지 않아 현재 법정후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롯데일가 경영권 분쟁이 터진 후로 지금까지 계속 시련을 겪으며, 가족 모두와 함께 하지 못하는 쓸쓸한 생일을 맞고 있다.
2015년 생일에는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방문했지만, 두 형제 사이는 그 이후 더 악화됐다. 이 자리에는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91)와 신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 여사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생일에는 롯데 총수 일가에 대한 대대적 검찰 수사로 기소된 상태에서 생일을 맞아 침울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롯데 일가 상당수가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되거나 재판을 앞둔 상황이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신 전 부회장 부부와 남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한두명의 여동생들과 소공동 롯데호텔 프랑스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조촐하게 저녁 만찬을 즐기며 생일을 보냈다.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돼 참석하지 못했고, 신 회장과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도 일본 체류 중으로 불참했다.
지난해에는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맞는 마지막 생일을 보냈다. 신 명예회장은 자신도 롯데 경영 비리 사태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받은 상태인 데다, 일가족 대부분이 검찰로부터 중형을 구형받았던 터라 가장 힘든 생일을 맞았다. 이 때도 여러 좋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신 명예회장은 생일날 가족, 친지들과 조촐한 식사를 하며 보냈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역시 신 명예회장은 가족들과 조촐하게 롯데월드타워에서 생일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 머물고 있는 상태고, 귀국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참석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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