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원유 제재를 복원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손익계산으로 분주한 모양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국으로 인정받으면서 일부 정유사는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에 나섰다. 다만 예외국 인정이 한시적인 조치인 만큼 수입처 다변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1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내년 1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란 사우스 팔스(South Pars)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수입할 계획이다.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국으로 지정받은 만큼 재빠르게 수입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미국의 이란 제재가 임박하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콘덴세이트는 화학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나프타 함량이 높은 초경질유다. 국내 초경질유 도입량 중 이란산 비중이 최근 3년간 평균 54%에 달할만큼 의존도가 심하다.
한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총량이 제한돼 있다보니 한시라도 먼저 확보해야 유리한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도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터키 ▲인도 ▲그리스 ▲이탈리아 ▲대만 등을 유예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들 국가는 향후 180일간 이란과의 거래가 가능하고 180일 후에는 예외조치 연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예외조치 연장을 위해 외교채널을 동원해 미국 정부 설득에 나섰다.
다만, 제재를 유예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보니 국내 정유기업들은 수입처 다변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콘덴세이트 다음 단계인 나프타 자체를 수입하려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가격이 워낙 높다보니 대안으로 자리잡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결국 국내 정유사들은 이란을 비롯해 카타르,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수입량을 다변화 중이다. 실제로 카타르의 경우 지난 9월 콘덴세이트 수입량 비중이 이란산 대신 8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덴세이트 수입처를 아프리카·호주를 비롯해 중동 등지로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란산만큼 안정적인 공급 제품도 찾기 어렵다"며 "이번 수입 재개로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계속해서 수입처 다변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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