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GSMA 이사회를 떠난다. 한국이 타 국가와 다르게 두 개 자리를 갖고 있던 특수한 상황이 해제된 탓이 크다.
이에 따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번에 재선임 되고, 추후 KT로 전환되는 등의 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영국서 회의를 개최하고 내년부터 2년간 GSMA를 이끌 이사회 멤버를 새롭게 구성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재선임됐으나 황창규 KT 회장은 제외됐다.
GSMA는 전세계 220여개국 750여개 통신 사업자들이 모인 연합회다. 이사회는 이 중 통신사 CEO급 임원들로 구성된 이통업계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번 이사회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다. 오렌지그룹의 회장 겸 CEO인 스테판 리차드가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스테판 리차드 위원장은 "업계와 고객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사회, GSMA 지도력 및 전체 회원간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지능적이고 포괄적인 디지털 세계를 촉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지능형 연결의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를 이끌어갈 인프라와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사회는 총 26명으로 구성된다. 가입자와 매출 등을 기준으로 지정석 13개를 선정하고, 글로벌 이동통신산업 기여도나 국가 및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12개의 순환석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한자리는 디렉터가 차지한다. 황창규 KT 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순환석에 해당됐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이동통신 기여도가 크고, 기존 WCDMA나 LTE에 이어 5G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라며, "하지만 국가 및 지역적 안배에도 기여도가 커 2개 좌석을 선점하고 있었고,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의 이통사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일부 조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부터 8회 연속 순환직에서 큰 역할을 해왔던 KT가 우선적으로 이사회에서 빠지게 됐다. 상대적으로 지난 2008년부터 참여해온 SK텔레콤이 먼저 잔류되는 형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내년부터 2년간 SK텔레콤이 역할을 하고, 뒤 이어 KT가 다시 자리를 물려받을 수도 있다.
KT 관계자는 "앞서 GSMA측으로부터 양해를 구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5G 등 이동통신 트렌드를 선도해 온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2003년 12월 SK텔레콤과 KT(당시 KTF)가 기존에 따놓은 비동기식 WCDMA 사업을 현실화하면서 GSMA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때부터 KT는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2007년 SK텔레콤과 KT가 나란해 WCDMA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면서 SK텔레콤도 이사회에 정식으로 합류하게 됐다.
당시 SK텔레콤은 '티(T)'를, KT는 '쇼(SHOW)'를 통해 비동기식 WCDMA에 대한 브랜드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LG유플러스(당시 LG텔레콤)는 CDMA를 고도화해 '오즈(OZ)' 브랜드를 신설해 이에 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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