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지주회사 제도가 재계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상향되면서 지주회사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9월 말 기준 173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올해 9월 기준 1년 전보다 20개 감소한 173개이다.
지주회사 수는 지난해 7월 자산요건이 1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중소 지주회사가 대폭 제외된 것이 주요인이다.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방식을 이용한 지주회사의 경우 분할 전에 비해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이 2배 이상 상승(1단계)했다. 사업회사에 대한 지주회사 지분율도 지주회사가 보유하던 자기주식에 신주가 배정되고, 이후 사업회사 주식에 대한 현물출자까지 더해져 분할직후 대비 약 2배 상승(2단계)했다.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각각 28.2%, 44.8%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일가의 지주사에 대한 지분율과 지주사의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각각 2배 이상 상승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실제 한진중공업은 자사주취득→인적분할→현물출자과정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과정에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16.9%에서 33.2%p 상승한 50.1%로 확대했다. 한진중공업의 사업회사 지분율도 자기주식 19.6%에 대해 신주가 배정되고, 현물출자 받은 주식까지 더해져 지분율이 36.5%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최근 체제 밖 계열사를 체제 내로 편입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체제 밖 계열사 가운데 사익편취규제대상회사와 사각지대에 속하는 회사가 무려 57%에 달해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반지주회사 전환집단은 113개 계열회사(평균 5.9개)를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다. 113개 계열사 중 46개(41%)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해당하며,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회사(18개)까지 포함할 경우 64개(57%)에 달했다.
체제 밖 계열회사 수가 최근 5년간 감소했으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기흥 공정위 지주회사 과장은 "기업이 지주사 조직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은 유지하되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는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원 입법 상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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