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플랫폼을 통해 방송이 재송신될 때 사업자간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법이 나왔다.
하지만 이해관계자인 지상파방송사는 여전히 직권조정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는 제64차 전체회의를 열고 시청권의 중대한 침해가 예상되고, 방송의 유지·재개 명령이 내려진 분쟁에 한해 방송분쟁조정위원회가 직권으로 분쟁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방송분쟁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방통위는 방송법 제91조의7에 따라 방송의 유지·재개 명령이 내려진 방송분쟁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신청이 없어도 방송분쟁조정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했다.
이번 개정안은 채널공급사업자와 방송플랫폼사업자간의 재송신 분쟁시 시청권 중단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지난 6월 입법예고한 뒤, 9월 28일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쳤다. 규개위에서는 최대 60일인 유지 재개 명령 기간 이후까지 분쟁이 장기화돼 방송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인정했으며, 직권으로 조정절차를 개시해 당사자간 조속한 협상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지상파방송사는 직권조정제도가 불필요하며, 자율협의로 결정돼야 할 콘텐츠 거래 가격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재송신 시장이 안정화돼 방송이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낮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는 것.
반면 IPTV방송협회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은 바람직하며, 지상파의 재산권 침해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케이블TV방송협회도 이번 개정안이 지상파방송사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책이며, 적정한 재송신 대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방통위원들은 재송신 협상의 가격결정까지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입법목적이 시청권 보호를 위해서다"라며, "이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사업자의 자율권을 침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석진 상임위원도 "주요 선진국에서도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가격 결정까지 개입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정부가 가격에 대해 개입하려는 게 아니고 방송중단 사태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조정'이기 때문에 효력이 없는데 지상파방송사가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넘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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