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통신사 입장에서 5세대통신(5G) 투자는 계륵이다. 산업적,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긴 하지만 통신사에게는 당장 혜택이 없다."
김연학 서강대학교 MOT대학원 교수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프라, 세계적 선점 위한 정보통신방송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ETRI에 따르면 글로벌 5G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전체 이동시장의 50%인 1조1천500달러(한화 약 1천255조7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IHS는 오는 2035년 세계적으로 2천200만개의 일자리와 12조3천억달러(한화 약 1천3910조7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2026년까지 60%인 381억달러(한화 약 43조797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됐다. 또 KT경제경영연구소는 5G로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최소 47조8천억원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추산했다. 5G를 통해 오는 2035년 약 96만개의 일자리와 1천200억달러(한화 약 135조7천440억원)의 부가가치 발생도 예상됐다.
5G는 최대 20Gbps 속도, 0.1ms 지연속도, 1제곱킬로미터(㎢)당 100배 이상의 단말이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통해 초광대역서비스(EMBB), 고신뢰 저지연통신(URLLC), 대량연결(MMTC)이 가능하게 된다.
◆5G 장밋빛 전망?…투자 부담은 통신사 몫
4차 산업혁명으로 등장할 다양한 융합 산업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이 같은 5G 특성에 맞춘 인프라가 구비돼야 한다. 5G 인프라를 통해 자율주행, 원격의료, 원격로봇, AI비서, 머신러닝, 지능형로봇, 실시간영상보안과 재난감식 및 대응, 스마트홀과 스마트시티, 대규모 관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UHD와 홀로그램, 3D 영상 등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러한 것들이 장미빛 전망일 수 있다며 우려했다.
김 교수는 "통신사가 5G 전국망은 1~2년내에 구축할 수 있지만, 정작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는데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해 5~10년 정도가 걸릴 수도 있다"라며, "초기 B2C로 시작될텐데, 굳이 5G 없이 LTE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5G에 연결되는 단말 수도 증가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사물인터넷(IoT) 단말로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만, 소위 돈은 되지 않는다는 것.
소비자 지불의향도 불확실하다. 글로벌 이통사 어디든 가입자당매출(ARPU)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통신요금 인하 기조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세대로의 투자 의지가 꺾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통 3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연도별 5G 기지국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향후 5년간 7조5천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커버리지가 2억원 정도, 용량에는 6조원 정도가 들어, 총 8조원 가량이 필요하며, 총체적으로 약 20조 이상이 들어가야 가능한데 이통3사가 보수적으로 보고서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때 KT에서 네트워크 투자집행을 담당한 바 있어 투자 현황 등을 잘 알고 있다.
이와 달리 통신3사의 영업이익 추이는 내려가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꼽혔다. 지난해 3분기 9천838원 규모의 영업이익은 올해 13% 감소한 8천581억원에 그쳤다. 무선매출 추이는 지난해 3분기 5조9천5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5조6천억원 수준으로 약 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통3사가 5G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제로레이팅 활성화를 통해 이용자 요금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망중립성에 대한 제고와 스마트시티 선행 작업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제로레이팅과 같은 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들이 협력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5G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망중립성 제고를 통해 가령 OTT 사업자들이 망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스마트 시티 사업을 적극 추진하되, 정부는 제도적인 지원까지만 하고, 서비스 주체는 통신사가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G 인프라 투자유도를 위한 정책 지원으로 당장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5G 인프라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에 투자비 부담을 고려해 5G 관련 세제지원해야한다"라며, "R&D에 대한 세제지원이 있는데, 5G에서도 인센티브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금은 충분히 인하됐다고 본다"라며, "장기적 발전으로 위해 투자 여력을 남겨야 한다는 고민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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