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에 이어 구광모 회장의 신임을 얻으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지켰다.
28일 차석용 부회장은 이날 LG그룹이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되며 그룹 내 최장수 CEO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임기 만료일이 내년 3월 18일인 차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내면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2005년부터 15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게 되는 셈이다.
차 부회장은 1999년 한국P&G 사장과 2001년 해태제과 사장을 거쳐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으로 LG그룹에 합류했다. 2012년엔 외부 인사 중에선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그룹 내 최장수 CEO 자리를 유지 중이다. 이 기간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은 4천300억원(2015년)에서 18조원(11월28일)으로 폭풍 성장했다.
차 부회장은 지난 14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생활용품에 치우쳐 있던 LG생활건강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다각화했다. 이처럼 균형 잡힌 사업 모델 덕분에 LG생활건강은 지난 14년 간 각종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재계에서도 10년 이상 CEO 자리를 유지한 전문경영인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차 부회장의 유임은 일찍이 예견됐었다. 차 부회장 부임 이후 LG생활건강의 사세가 한번도 꺾인 적이 없지만, 올해는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둘 정도로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생활건강은 7조원의 매출과 1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점쳐진다. 올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5% 늘어난 5조490억원, 영업이익은 11.22% 증가한 8천285억원이다. 차 부회장이 부임하기 전인 2004년 매출이 1조121억원, 영업이익은 58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LG생활건강 실적을 견인하는 것은 럭셔리 화장품이다. 특히 '후'는 올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이 1조4천540억원을 기록해 연 매출 2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2016년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단 2년 만에 매출 규모를 1조원이나 더 늘린 셈이다. '후'보다 1년 앞선 2015년 1조 매출을 달성한 '설화수'는 현재까지 1조원 매출권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성과를 반영해 LG생활건강은 이날 럭셔리 화장품 성공 주역들을 줄줄이 승진 발령했다.
중국 화장품 사업을 총괄하며 '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럭셔리 화장품의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김병열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아시아사업총괄을 맡을 예정이다. 화장품연구소장으로서 차세대 럭셔리 브랜드 제품개발과 함께 기술개발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박선규 상무도 전무로 승진, 연구원장(CTO)을 맡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차석용 부회장은 실적 부문에서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특히 화장품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한 점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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