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의존도가 국제 기준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국편향적인 투자 성향에 비해 국민연금의 투자 위험성이 낮은 것도 아니어서 적절한 조절방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연금학회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개최한 '공사연금 자산운용 성과평과와 과제'에 참석한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국내투자 비율 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국민연금공단이 29일 공개한 '2018년 9월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 및 수익률'에 따르면 3분기말 현재 국민연금 수익률은 2.38%(수익금 15조1천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수익은 올렸지만 국내 주식에서는 5% 넘는 손실을 봤다. 3분기의 국민연금 국내 주식투자 누적수익률은 -5.04%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폭과도 거리가 멀었다. 올해 국민연금이 5%이상 투자한 기업의 지분가치는 19조원이나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한미글로벌과 사람인에이치알, CJ ENM 등의 지분율이 새어나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글로벌 주식시장 활황을 겪었던 2017년과 달리 올해는 주요국 무역분쟁, 통화긴축, 부실 신흥국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국내 및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가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내투자 성적표가 낙제점을 기록하면서 국민연금이 국내투자 비율의 타당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덕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연금의 홈바이어스(국내 위주의 투자)가 어느 정도가 적정할 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는 우리나라 주식의 수익률이 해외보다 높다는 평이 있어 홈바이어스의 타당성이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국내투자 편승을 다시 한번 살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원종일 국민연금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연구과제 중 하나가 홈바이어스인데, 투자율을 따지기 보다는 어떻게 위험도를 분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며 "국민연금이 국내에 투자하는 상품유형 중 어떤 유형을 해외로 돌리면 좋을 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종목을 따져 수익성을 높이기보다는 국내 우량주에 편승하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등장했다.
실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의 주식을 더 사들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유재중 의원(자유한국당)은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4월 말을 기준으로 삼성바이오의 주식 203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거래중지 전일 종가기준으로 환산하면 6천79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가 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 나왔던 5월 이후에도 거래는 꾸준했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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