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서 내년 3월 판호 재개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판호란 일종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으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우리나라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 여부를 놓고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6일 한국게임학회가 발표한 '중국 산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 재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게임학회장 "내년 봄 판호 열리기 어려워…희망 사항일 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해당 리포트를 통해 "지금 국내 일각에서 제기된 '내년 봄에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은 근거가 없다"며 "현지 게임사와 전문가들도 희망 사항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내년 3월께 판호 발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을 부정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열린 지스타 2018에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늦어도 내년 3월께 판호 발급 문제가 정리될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 판호 발급 재개 여부를 긍정적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중국 판호와 관련해 "시그널을 받지는 못했지만, 양국의 관계가 이 상태로 가지는 않을 것이며 따뜻한 날씨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지스타 당시 중국 문화부 산하 IPCI 플랫폼 '중전열중(중전열중문화발전)' 관계자들이 방문해 한국 게임사들의 부스를 다녀간 사실도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놓고 있지 않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또 중국의 게임정보사이트 '게임룩'은 지난달 "중국 31개성의 제도 개혁 계획이 모두 중앙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며 "지방 제도 개혁은 내년 3월 말 완료될 예정인데, 이는 게임산업의 판호 승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위 학회장은 "중국의 게임 산업을 관장하는 부서가 공산당 내 중앙선전부로 이관된 상태에서는 판호 발급 재개가 쉽지 않다"며 "게임 관할이 선전부로 이관됐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게임의 긍정성보다 부정성에 더 주목한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게임 총량제까지 감안하면 설령 판호가 나온다 해도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내자판호가 우선될 것"이라며 "만약 해외 게임을 대상으로 한 외자판호가 발급되더라도 이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발급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게임 규제 심화…이미 서비스 중인 韓 게임도 유의" 당부
현재 중국 정부는 기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담당했던 판호 업무를 중앙선전부로 이관한 상태다. 그러면서 외자판호에 이어 자국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내자판호까지도 발급을 중단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8월에는 아동·청소년의 시력을 보호하겠다며 '온라인 게임 총량제' 도입을 발표했다. 온라인 게임 총량제에는 신규 출시되는 온라인 게임 수를 축소하고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위 학회장은 "중국 내 규제 강화로 후속 게임이 출시가 안 되면서 중국 게임사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최대 피해자는 텐센트라는 인식이 강하다. 중국 정부의 강한 압박을 받으면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도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처럼 사임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도 다소 유연해졌다. 한국 정부의 문화 교류 행사에 중국 정부의 공무원이 축사를 하고, 지방 정부 수준에서도 한국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대해 전시회 참가 요청이 오는 수준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 자체가 한국적 특색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에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을 석권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중국 정부가 경계하고 있다"며 "역사 관련 게임은 중국 정부가 더 예민하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향후 판호를 발급할 때 선정성이나 폭력성, 도박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며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들에도 이런 요소들에 대한 제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점에서 한국 게임사가 중국 서비스 중인 게임은 주의를 요한다"고 당부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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