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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T 이어 에어부산도 흥행 실패…아시아나항공 책임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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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리스크 및 아시아나항공 재원 마련 위한 무리한 상장 추진 지적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했던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각사의 절대적 가치의 부재에 따른 실패보다는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리스크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무리하게 IPO를 추진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 13~14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신청 물량의 70% 이상이 공모가 밴드(3천600~4천원) 하단을 밑돌았다. 에어부산은 밴드 하단인 주당 3천6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IPO에 구주매출을 하지 않았다. 대주주가 구주매출을 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이를 통해 공모가를 최대로 받으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이런 노력에도 에어부산의 IPO는 수요예측을 밑돌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유가증권에 상장한 아시아나IDT 때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던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나IDT는 당시 공모가 밴드를 1만9천300~2만4천100원으로 설정했다. 수요예측 결과 밴드 하단 및 하단 아래 구간 신청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밴드 하단보다 20% 할인된 가격으로 최종 공모가가 확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220만주를 구주매출 하기로 했으나 154만주로 물량을 크게 줄이는 등 높은 공모가를 위해 노력했지만 흥행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업종이 전혀 다른 두 회사의 IPO가 비슷한 양상으로 실패하면서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으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리스크가 두 회사 IPO 실패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모두 상장 초기 단계인 상장예비심사부터 지연됐다. 이는 상장 추진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문제가 불거졌고 이와 연계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오너 리스크까지 부각된 데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IPO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또 관련 업계에서는 상장 추진 초기부터 자회사 두 곳의 상장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두고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자사의 유동성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두 회사 상장을 밀어붙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많은 현금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상장을 통해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상장을 통해 두 회사 지분 가치가 크게 올라가면서 담보권 가치도 동반 상승했고 이를 통해 주식담보대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공모채 1천80억원, 사모CP 500억원 등 약 1천6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85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앞서 대한통운 지분 및 금호사옥 매각 등을 거치며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팔 수 있는 자산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산 중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사실상 아시아IDT와 에어부산 지분이 유일하다. 상장 전인 올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장부상 기재된 아시아나IDT(100%)와 에어부산(46%)의 지분가치는 각각 230억원과 173억원에 불과하다.

상장 후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IDT 지분은 846만주이며, 에어부산 지분은 2천300만주다. 아시아나IDT 지분 가치는 17일 종가(1만2천900원) 기준 1천91억원, 에어부산 지분 가치는 공모가 기준 828억원이다. 두 회사 지분 모두 상장 전후로 가치가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양사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지분의 평가차익을 위해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며 양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양사 상장은 자금확보 측면 뿐만 아니라 그룹 내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울러 재무구조 개선 차질없게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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