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8일 택시 단체에 카풀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대타협 기구로 정부·국회·카풀·택시 업계가 모여 논의하면 상생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연내 마련하겠다던 타협안을 내년으로 미룬다는 소리로 들린다. 당초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는 카풀과 택시 타협안을 정식 서비스가 예고된 17일 전까지는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택시 기사 분신 사고가 발생하자 20일 택시 업계 집회 전까지로 미뤘다. 이번엔 기구를 만들겠다고 하니 아예 내년으로 늦출 모양이다. 그나마 택시 업계는 이를 받아들일 의사도 없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정부와 여당은 말 그대로 '카풀 폭탄 돌리기'를 한 형국이다. 기자도 취재 할 때마다 해결책을 찾는 주체가 헷갈렸을 정도다. 처음엔 국토교통부가 중재를 한다고 했다. 이후엔 4차산업혁명위원회, 기획재정부에 문의하라는 식이다. 어디에서도 합의점을 찾았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국토부는 카풀 금지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해결안을 내놓기 어렵다며 급기야 국회에 이를 떠념겼다. 표심에 휘청거리는 국회는 여·야 막론하고 말은 쉽지만 실천은 안되는 '공유 경제로 혁신하고 택시 생존권도 보호하자'와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결국 카풀 정식 서비스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 와중에 한 택시 기사가 목숨을 잃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 여당이 1년간 끌어온 결과다.
카풀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어떤식으로든 결정을 냈어야 했다"며 "국회에 넘어간 이상 지리한 공방이 예상됐다"며 씁쓸해 했다.
카풀이나 택시 업계가 사회적 기구에 참여한다고해서 뾰족한 해법이 나올지도 미지수다. 입장차만 확인할 뿐 논의는 기존에도 충분히 해 왔다.
소위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제 국민투표라도 해아하는 것일까. 정부와 국회는 서로 서로 떠넘기다 보면 애매한 타협점이라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이번 사태로 4차산업혁명의 씨앗이라는 스타트업계도 침울한 분위기다. 카풀 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면 기존 산업과 충돌하는 다른 서비스는 시도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국회가 자리 보전을 위해 각도기를 재는 사이 택시는 생존권을 위한 장외 투쟁에 나섰다. 카카오는 질주하는 해외 모빌리티 기업들을 멍하니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용자의 서비스 선택권도 줄어든다. 이제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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