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금융위원회가 '금감원 예산지침'과 예산 승인 권한을 악용해 금융감독원을 길들이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혜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정의당)은 19일 금융위가 2019년도 금감원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예산안 작성 근거가 되는 '2019년도 금융감독원 예산지침' 자체가 금감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고 심지어 불법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금융위 산하 분담금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예산지침에는 모든 항목에 대해 세부 비목까지 편성지침이 담겨있다. 복리후생비·여비교통비는 물론 임금의 각 항목과 평가상여금 지급률 등에 대해 금융위가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이다. 예산뿐만 아니라 휴가·휴직제도 등 인사·조직에 관한 사항까지 결정하고, 임원들에 대한 보수 결정권을 금융위로 이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의원은 이와 함께 금융위가 근로기준법 등 현행법을 위반해 ▲일부 직급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지급 금지 ▲퇴직금 지급 기준인 평균임금의 자의적 변경 ▲임금·복리후생 등 처우에 관해 일방적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불법적인 내용을 다수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예산지침과 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금융위의 태도가 지속적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예산을 통한 '금감원 길들이기'라고 볼 수밖에 없으며, 양 기관의 다툼을 넘어 금융감독기구의 정치적 독립성·자율성이라는 중요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추 의원은 최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케이뱅크 특혜인가 의혹, 키코(KILO) 사건 재조사 등을 두고 양 기관이 입장차를 보여 왔으나 이는 금감원이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견제 역할 기구로 자연스러운 모습이다"면서 "금융위가 이를 이유로 공공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인 금감원의 손발을 묶으려 한다면 금융당국 스스로가 금융감독의 독립성이라는 대원칙을 어기는 것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추 의원은 "금융정책기능과 감독기능의 독립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청와대가 직접 나서 금융위의 행태에 제동을 걸고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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