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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갈등 없다"던 금융위·금감원…'삼성생명' 두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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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부합적 종합검사에 도리어 살얼음판…금융위는 "발목규제 개선해야"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검사를 두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갈등이 없다'고 강조하던 두 기관은 지난해 금감원 예산안과 경영평가를 거치며 틈을 키웠다. 혁신금융과 건전성 제고 사이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입장차도 분명하다.

◆금감원, 금융위 '박한 평가'에 예산 삭감 더해지자 파열음 고조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고조된 기점은 금감원 예산안과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된 직후다. 크고 작은 현안에 맞부딪혔지만 이렇다 할 다툼은 없었던 두 기관간 싸움도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올해 금감원 예산안을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2% 깎인 3천446억원이다. 금감원이 요구했던 3% 인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특히 인건비 상승률이 0.8%에 그쳐 직원 근속연수 등을 가름하면 연봉동결이나 삭감과 다를 바 없다는 불만이 나왔다.

금융위의 산하기관 경영평가도 기름을 부었다. 금감원은 금융위 산하기관 중 유일하게 C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금감원의 평가 결과가 발표되기 앞서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예탁결제원이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경영평가는 직원들의 성과급과 직결돼 산하기관들이 예민하게 체감하는 수치다. 경영평가의 절대적 요소가 정성평가였던 만큼 금감원의 볼멘소리가 더 높아졌다.

갈등이 가시화되면서 다툼이 숨겨지지 않는 모양새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가 금감원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며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윤석헌 원장은 연말 공식 행사를 두 차례 취소하며 외부 노출을 피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금감원의 결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두 수장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갈등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소비자보호 정책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외부에서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올해부터 종합검사" vs "금융 발목잡는 규제 혁신"…'고래싸움' 끼인 삼성생명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당분간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두 기관 간 입장차가 뚜렷한 문제가 남아 있어서다. 당장 3월 금융사 종합검사가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다.

윤석헌 원장은 올해부터 금융권 종합검사의 액셀러레이터를 밟겠다고 밝혔다. 금융사의 부담을 이유로 2015년 폐지됐던 종합검사제는 윤석헌 원장 체제 아래에서 다시 부활해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이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하고자 한다"며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검사부담을 줄여주되 그렇지 못한 경우 검사를 강화함으로써 금융회사에게 감독목적 달성의 유인을 부여하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능력 강화를 유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종구 위원장은 12월 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종전에 금융사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금감원이 스스로 종합검사 폐지를 결정했는데 그것을 부활시키는 것에 대해 약간의 우려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종합검사제는 최종구 위원장이 새해 목표로 수 차례 강조한 혁신금융과도 궤가 맞지 않는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해 말 출입기자단 송년회와 올해 신년사, 범금융신년회 인사말을 통해서 '혁신금융'이라는 목적을 여러 번 언급했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강화는 선정 금융사에 큰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란 대상 금융사를 전면적으로 검수하는 백화점식에서 벗어나 경영실태평가, 재무건전성, 소비자보호실태평가,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 권역별 특성, 시장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 금융사를 선별하는 방식이다. 종합검사 대상이 됐다는 점만으로도 한 차례 경고 메시지를 받은 셈이다.

한편 이번 종합검사에서는 삼성생명이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생명보험업계를 흔든 자살보험금 문제는 물론 지난해 즉시연금 미지급금 논란과 암보험금 분쟁 등으로 금감원의 눈 밖에 난 탓이다. 종합검사 대상을 두고서도 입씨름이 치열하다. 삼성생명이 검사를 받은 지 오랜 기간이 지나 적합하다는 의견과 보복성 조사라는 입장이 맞서는 중이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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