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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2월 국회 '보이콧'…야 3당 "그럼 연동형 비례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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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조해주 임명 강행은 '구실' 바른미래·민주평화 '냉가슴'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을 두고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보수 야당이 조해주 선관위원의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 대통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대선 캠프) 직함을 문제 삼으며 선관위 중립손 훼손을 이유로 후보 지명 철회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야당의 보이콧으로 지연된 인사청문회가 시일을 넘기면서 결국 문 대통령이 청문회 보고서도 없이 임명한 결과가 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이 문제를 이유로 '2월 임시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야당들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야 3당 입장에서 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이들의 '숙원 사업'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협의를 위한 당내 방안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예 2월 임시국회 문을 걸어닫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게 야 3당 시각이다.

우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끝끝내 조해주 후보자를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했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이고, 여야 협치를 파괴한 것이고, 공정선거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파괴한 것"이라고 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바른미래 김관영,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민주당, 한국당 양당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바른미래 김관영,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민주당, 한국당 양당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없이 장관급 인사를 강행한 것이 8번째로 청와대와 여당이 이렇게 야당을 무시한 적은 민주화 이후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양석 원내수석은 "(2월 임시국회 전면 거부 선언에 더해) 우리 당 의원들의 릴레이 항의단식이 계속되고 있다. 주말에도, 다음주에도 조를 편성해서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조해주 선관위원이 민주당의 19대 대선 캠프 활동을 기록한 백서 명단에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정치적 중립성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사퇴를 촉구하며 지난 9일 조해주 후보 인사청문회를 거부했다.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 채택을 위한 법정기한을 초과하면서 결국 문 대통령이 24일 국회 청문회를 우회, 임명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선관위원 정치 중립성, 정작 한국당도 '당사자'

민주당의 경우 조해주 후보의 캠프 직함은 실무자의 단순 착오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후보 지명을 두고 지난달 초부터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자 같은 달 12일 "제19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공명선거특보로 임명받은 사실이 없음"이라는 당 사무처의 내용 확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작 선관위원의 정치 관여 논란은 전 정부에서도 있었다. 당장 한국당이 당사자다. 2009년 임명된 강경근 전 선관위원의 경우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보수단체 연합 '나라선진화·공작정치분쇄 국민연합'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이 전 대통령 외곽지원 단체로 '2007 국민승리연합' 창립에도 관여했다.

최윤희 현 선관위원도 2008년 한나라당(현 한국당) 윤리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다. 김용호 현 선관위원도 한나라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 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한나라당 당원 경력 때문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당시 야당(민주당)으로부터 지금과 똑같은 이유로 공격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한국당은 조해주 선관위원에 대한 청와대의 임명 강행에 반발, 2월 임시국회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당 소속 의원들의 릴레이 항의 단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한국당은 조해주 선관위원에 대한 청와대의 임명 강행에 반발, 2월 임시국회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당 소속 의원들의 릴레이 항의 단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다른 야당들도 청와대의 임명 강행에는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한국당의 2월 국회 보이콧 선언엔 뜨악한 반응이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2월 국회 거부 선언은 명분은 조해주 선관위원장 임명 강행 규탄이지만 속내는 뻔하다. 선거제도 개혁을 걷어차고 이 중대한 사안을 자신들의 전당대회 (2월 27일) 이후까지 끌고 가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얼떨결에 야 3당이 유탄을 맞은 것"이라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하루가 금쪽 같은데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은 선거제 개혁에 대한 보이콧으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조건으로 여야 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안을 담은 정개특위 합의안을 1월 중 처리하기로 했다. 이미 1월 말로 접어든 상황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제한 선거구 재조정(획정)의 법정시한을 감안하면 2월까지 국회가 선거법 개정을 마쳐야 한다.

정개특위 내 선거제 개편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심상정 정개특위원장은 23일까지 각 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안을 확정하도록 주문했다. 여야 4당이 모두 각 당의 입장을 반영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당만 아직 당론을 채택하지 못한 채 논의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야 3당은 그야말로 속이 끓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언급은 안 했지만 한국당의 보이콧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여당과 제1야당이 1월 국회에 이어, 2월 국회까지 파행으로 치닫는 '무책임 경쟁'의 모습을 벌이고 있다. 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로 민생을 버려서라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도대체 여당과 제1야당이 번갈아 국회를 보이콧한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국회가 특정 정당의 유불리로 열고 닫고 하는 곳이 아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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