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금융위원회와 국회가 국회에 계류 중인 신용정보법 개정안 활성화를 위한 입법공청회를 개최했다. 신용정보법을 뿌리 삼아 마이데이터, 비금융 개인 신용평가(CB)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과 개인정보 비식별화 제도 정착을 주요 논지로 삼았다. 신용정보법을 포함한 데이터경제 3법 개정의 마지노선이 다가왔다는 진단이다.
◆아마존 구매이력으로 카드 발급받는 시대…"비금융 신용정보, CB 새 길 연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데이터 기반 금융혁신을 위한 신용정보법 공청회'를 열고 마이데이터와 비금융정보 전문신용평가 육성을 골자로 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발의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흩어진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한편 비금융정보 기반의 전문 신용평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용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하는 마이데이터와 구매 이력, 금융활동 지역 등 비금융정보 기반의 전문 CB 도입이 우선 언급됐다. 비금융정보 신용평가란 신용을 기반으로 대출과 신용거래 이력만을 조회하는 기존의 신용평가에서 평가 범주를 일상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으로, 다양한 신용기준을 활용해 주부나 사회초년생 등의 신용평가를 새롭게 한다는 목표다.
최종구 위원장은 데이터3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데이터경제가 활성화하면 금융상품과 서비스는 금융사 위주가 아닌 소비자 위주로 바뀔 것"이라며 "획일적인 금융상품은 사라지고 개개인 선호와 위험성향, 신용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흩어진 신용정보를 통합관리하고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받거나 신용평점 상승 등이 가능하다"며 "비금융정보 기반의 전문 CB도입으로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등의 사각지대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학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마존 구매 기록으로 미국 현지 신용카드를 발급 받았던 경험을 소개했다. 고학수 교수는 "전통적인 의미의 신용정보 외에도 새롭게 생성, 활용할만한 다양한 정보가 더 유용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며 "미국 유학생 시절 신용카드 발급이 계속 거절됐는데 아마존의 거래 내용을 제출하자 신용카드 발급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금융사와 당국뿐 아니라 유통사, ICT와의 협업도 요구됐다. 이욱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본부장은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이 국내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금융과 유통, ICT 등이 융합된 혁신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금융 빅데이터 활용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키울 수 있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신용정보 빅데이터, 글로벌 흐름…"규제 걷어내되 비식별화 정확성 높여야"
신용정보 빅데이터 활용은 국제적인 흐름으로, EU와 일본 등은 데이터 활용법을 늘려나가는 한편 개인정보 비식별 기준을 명확히 해 안정성까지 추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제시장의 변화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적정성 평가를 받은 국가에 한해 EU의 개인정보를 이전하는 GDPR이 시행되며 각국 데이터 사업자도 활용 체계를 정비했다"며 "데이터 경제 전환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2015년에 개인정보 보호법을 개정하면서 '익명가공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독립적인 개인정보 관리감독기구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EU·일본은 세계 최대의 개인정보 안전지대를 구성한 상태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소비자들의 보안 불안감을 법적 제도로 해소하는 한편 금융사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공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환 KB금융지주 전무는 현장과 소비자, 금융당국의 데이터 정책을 잇는 가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동환 전무는 "마이데이터 산업의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할 때 정부와 금융사, 핀테크 등이 모두 참여하는 별도 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의 데이터 보안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금융회사들도 마이데이터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보안업계도 금융정보 비식별화의 표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기태 파수닷컴 팀장은 "익명조치와 가명조치를 포함한 비식별 기술에 관한 국제표준이 지난해 11월 제정돼 국제적으로 비식별 기술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기술적·법적 한계로 데이터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공청회에는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금융사,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법조계, 학계 등 관계자 250여명이 참여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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