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 산하의 조선통합지주사의 2대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8일 산은과 현대중은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완료하고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공동 발표문을 발표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조선업을 걱정하던 마음이 결실을 맺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중국과 싱가포르 등 경쟁국의 거센 충격과 흐름을 감안할 때 경쟁력을 놓칠 수 있는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쇠락이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빅2 체제로의 조선업 개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과 협력업체의 우려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현대중과의 오랜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표해 세간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권오갑 현대중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인근 회사에서 인수하기를 정말 기다렸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아 현대중공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그동안의 결심이 이런 결단을 만든 것 같다”며 “현대중공업의 건전성이 좋고 잘 운영되고 있다. 현대 중공업 믿어달라. 대우조선은 우리의 한 가족이며 모든 면에서 동등한 권리와 대우를 갖게 될 것”이라며 “대우조선 해양을 명실공히 건실한 조선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로 중간지주에 1조2천500억원을 주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조2천500억원을 추가한다. 이 돈은 대우조선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산은은 보유 주식 5천974만8천211주 현물출자와 함께 대우조선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조5천억원을 지원한다. 대신 산은 앞으로는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보통주가 신주발행된다. 현대중공업이 계열 조선사를 총괄하는 통합법인을 만들고 대우조선에 1.5조원을 출자하면 비율상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산은은 앞서 지난 1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의 민영화 협상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에게 기회는 있었지만 현대중공업과 기초협상을 마무리 지은 단계로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할 때에는 현대중공업과의 계약이 확실시됐었다.
삼성중공업이 매각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지난달 12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
한편 대우조선은 현재의 자율경영체제를 유지한다. 산은과 현대중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인수되더라도 현재의 자율적인 책임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초연구 관련 조직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의 고용안정은 현대중공업 직원과 같은 수준으로 약속했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의 협력사와 부품사의 기존 거래선 유지를 보장한다고 산은과 현대중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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