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간판 대출상품의 금리를 낮추며 신용대출 판도를 새로 짜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은행의 뒤를 이어 대출상품을 통폐합하고 비대면 채널을 육성해 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과거 고금리 대출의 온상으로 꼽히던 저축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여파로 평균 금리가 20% 이하로 떨어졌다. 대출금리가 내리막길을 타며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대출금리 격돌…시중은행 비대면·통폐합으로 군살빼기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이달 초부터 신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가산금리를 각각 최대 0.25%포인트(p)와 0.15%p 내렸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최저 금리가 각각 3%대 초반과 중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먼저 대표 상품의 금리를 낮춘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직장인K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최대 0.25%p 하향조정했다.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의 가산금리 역시 최대 0.35%p 깎았다. 급여이체 주거래 통장으로 이용시 우대금리를 0.50% 더 얹어줘 직장인K 신용대출은 최저 3.32%,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은 3.52%까지 금리가 떨어진다. 자체 중금리 대출상품인 슬림K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도 내렸다.
시중은행들은 흩어진 대출 상품을 묶고 비대면 채널을 육성하는 등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상품이 단순해진 만큼 중도상환수수료 등이 면제돼 고객 부담도 덜었다.
국민은행은 KB스마트직장인대출 등 직장인 전용 신용대출 상품 7종을 매대에서 내리고 KB스타 신용대출 한 상품으로 통일했다.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고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등 거품을 뺐다.
◆저축은행, 규제 여파에 연금리 20% 이하로…건전성 관리해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가계신용대출 신규취급 평균금리는 19.3%로 2017년 12월과 비교해 3.2%포인트(p) 하락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가 기폭제가 된 것으로 금융위는 분석했다.
고금리 대출 비중의 낙폭은 컸다. 지난해 12월 신규 고금리대출 비중은 39.8%로 전년 동월(67.6%) 대비 27.8%p 줄었다.
이처럼 전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하향평준화 될 조짐이 보이면서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계부채 규모가 둔화되는 와중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여신 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들은 금리를 낮추는 대신 여신 고객의 허들을 높여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산을 올리는 만큼 리스크가 높아지지 않도록 우량고객 위주의 대출 판매 등으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을 따져봐도 아직까지는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전망은 전문가들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전년 대비 0.22%p 개선된 0.97%를 기록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특히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17%포인트 떨어진 0.49%로 역대 최고로 낮은 비율"이라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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