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윤선훈 기자] 지난해 5월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한 뒤 열린 첫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이전보다 5배가 많아진 주주들을 고려하지 않은 준비 부족과 주가 부진 질타 그리고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2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5층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정기주총)는 의장을 맡은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의 사과로 시작됐다. 지난해 5월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한 뒤 열린 첫 정기주총이지만, 공간 부족으로 밖에서 주총장 입장이 쉽지 않아서다. 삼성전자 주주는 2017년 말 15만8천여 명에서 지난해 말 78만8천여 명으로 약 5배로 늘어난 상황이다.
뒤 늦게 주총장에 입장한 한 소액주주는 "오늘 주총날이 맞냐"고 운을 뗀 뒤 "이날 오전 8시30분에 도착해서 지금 입장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세계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이렇게 밖에 못하냐"며 "미세먼지가 창궐하는데 1시간 넘게 주주들 밖에 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소액주주는 "안내방송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액분해서 주주가 많을 것이란 사실은 신문지상을 통해 다 알려졌는데, 밖에서는 아무런 얘기도 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직원안전도 중요하지만, 주주안전도 안전"이라고 일침한 뒤 "오늘 주총 입장에 대해 주주들이 겪은 애로에 대해 의장이 진실한 사과부터 하고 주총을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은 곧바로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김 의장은 "교통편의성과 시설환경을 고려해 이 자리를 마련했지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내년에는 보다 넓은 시설에서 주주여러분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주가 부진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신사동에 거주하는 최 모씨는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하락했는데, 임원진은 도대체 뭘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 265만원하던 주식이 50대 1로 액분해서 5만3천원이 됐다"며 "그런데 지금 삼성전자 주식은 4만3천원인데, 1만원의 주식이 날라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야 하는 게 아니냐. 강건너 불보듯 하고 있다"며 "경영진 전부 다 사표를 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우려해 참석한 소액주주도 있었다.
양 모씨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곧 망할 것 처럼 나오고 있다"며 "여기에 대한 대책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삼성전자 실적이나 모든 것이 형편없을 텐데, 이를 불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선임 안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박 전 장관의 경우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것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및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삼성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
한 모씨는 "박재완 후보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으로 되어 있는데, 본인이 자신을 추천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김 의장은 "박재완 후보는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사유가 없고, 교수로서 자유럽게 학문을 연구하고 있어 겸직상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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