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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현화재 상처 아물어가는데…과방위 또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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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재난 막자 청문회 합의하더니 파행…여야 정쟁, KT로 '불똥'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불량상임위' 오명은 여전히 유효하다.

KT가 통신망 재난안전을 위해 4천80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소상공인 보상안 합의도 이끌어낸 가운데, 당초 통신재난의 책임을 묻겠다는 국회 과방위는 네탓공방으로 또 다시 파행을 빚고 있다.

현안인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합산 규제 역시 이미 업계에서 인수합병(M&A) 관련 정부 인허가 작업이 시작된 상태임에도 제대로된 논의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야 간사 협의가 결렬되면서 21~22일로 예정됐던 법안소위가 모두 취소됐다.

이에 따라 합산규제 관련 법안심사소위 개최는 물론 4월 4일로 예정된 청문회 개최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그사이 KT 측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안을 확정, 이날 발표했다. 사실상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대신 KT 화재 문제를 다루려던 청문회는 일정대로 열린다 해도 자칫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의 KT 채용 비리 논란을 다루는 자리가 될 형국이다.

또 합산규제 역시 최근 통신방송 시장 M&A 바람이 거세지만 사실상 이의 주요 변수가 될 사안임에도 과방위에서는 법안심사조차 못하고 있다.

과방위가 파행을 빚으면서 이날 보상안 발표에 참석한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예정대로 27일 KT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4월 4일 KT 청문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유료방송 시장 합산규제도 이달 내 법안소위를 열어 진행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여야간 협의가 없는 상황.

노 위원장은 "25일 여야 간사가 만나 협의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과방위는 지난 1월 16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KT 청문회 개최를 제안, 그 자리에서 여야 간사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채용비리 의혹 등 문제로 여야가 마찰을 빚으면서 과방위는 예정된 일정을 연기하는 등 재차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탓에 이미 통신망 재난안전 대책 수립 및 피해 소상공인 합의를 이뤄낸 KT 화재 문제에 대한 청문회 무용론까지 고개를 드는 형국. 정쟁에 사로잡혀 제대로된 청문회가 될 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화재 사고 수습 마무리 단계 진입한 KT

KT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와 관련해 통신망 재난안전 대비를 위해 3년간 4천8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화재안전 및 중요통신시설의 등급과 관리기준도 반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통신재난 방지 및 통신망 안정성 강화대책을 내놨다. 후속조치로 통신구 화재안전 기준과 중요통신시설의 등급지정 및 관리기준도 마련한 상태다.

이에 따라 통신구 화재 안전 기준은 기존 500m 이상 통신구에만 적용됐던 게 길이에 관계없이 모든 통신구에 확대 적용케 됏다. 자동소화장치나 방화문, 연결송수관과 같은 소방시설 구축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이에 맞춰 KT는 향후 2년간 전체 통신구에 대한 소방시설 보강 및 감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화재에 취약한 통신구 내 전기시설 제어반은 전수조사를 통해 내구성이 약한 FRP 재질의 제어반을 스테인레스 재질로 전량 교체키로 했다. 제어반 내부에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하고, 통신, 전원 케이블에도 방화포를 덮기로 했다.

중요 통신시설 등급지정 및 관리기준 수립으로 통신국사에 대한 등급지정 기준도 강화됐다.

KT는 중요통신시설로 지정된 통신국사의 수를 기존 29개에서 400여개로 크게 늘렸다. 3년간 단계적으로 우회통신경로를 확보하고, 다른 통신사와 협력해 이동통신서비스 로밍도 추진한다.

전력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A, B등급 통신국사를 대상으로 변전소간 이원화를 3년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그 외 통신국사는 예비전원시설을 순차 신형 시설로 교체하기로 했다. 중요통신시설로 지정된 통신국사는 출입보안을 강화하고, 통신재난 대응인력도 배치하게 된다.

아울러 KT는 이날 화재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보상지원금 규모, 추가 신청 및 접수기간도 최종 확정했다.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보상 지원금은 통신서비스 장애발생 기간에 따라 1~2일 구간은 40만원, 3~4일 구간은 80만원, 5~6일 구간은 100만원, 7일 이상은 120만원이 지급된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화재로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제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과방위 정쟁, KT로 불똥… 25일 간사 협의 '촉각'

과방위는 여야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KT 청문회 개최는 물론 현안인 합산 규제 등 처리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열리지 않는다면 연기만 3차례 이어지는 셈이다.

과방위는 지난 1월 16일 전체회의를 통해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과 관련 관리감독 등의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과기정통부와 황창규 KT 회장 등의 답변이 부실하다며 여야 모두 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월 임시국회 상임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설연휴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MWC19 등이 겹치면서 2월 개최가 무산됐고, 2월 25일 KT 청문회 일정을 다룰 전체회의와 법안소위마저 취소됐다. 이 탓에 당초 지난 5일로 예상됐던 청문회 개최는 다시 4월 4일로 연기된 상태.

이 마저도 여야가 정치 이슈 등으로 대립하면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21~22일 열기로 했던 과방위 법안소위가 재차 연기되면서 '식물 상임위'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이처럼 과방위는 현안 처리도 못한 채 여야 간 '네탓 공방'에 힘을 빼는 형국이다.

김성수 의원(간사,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자유한국당이 간사협의에서 KT 청문회를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야당 책임으로 돌렸다.

이에 김성태 의원(간사, 자유한국당)은 "기존 합의한 합산규제 법안 소위를 KT 화재 청문회 이후로 미루자 요청 했고 그 제안을 거절하자, 갑자기 일방적으로 비쟁점 법안으로 가장한 민주당 중점 법안들을 함께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소위가 무산된 것"이라고 다시 책임을 여당 측에 돌렸다.

더욱이 야당 자녀 채용 의혹이 엉뚱하게 KT 청문회과 합산규제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김성수 의원은 "KT 채용비리 의혹이 김성태 전 원내대표뿐 아니라 황교안 당대표로까지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저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성태 의원은 "합산규제 도입을 두려워한 KT 로비에 휘둘려 소위 연기를 의도한 것 아니냐"며 맞불을 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국민을 뒤로한 채 당리당략만 매몰된 이전투구는 우리 과방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자 국회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성태 전 원내대표 자녀의 KT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초 통신구 화재 등을 다루려 했던 KT 청문회를 통해 여댱 측이 권력유착형 비리를 문제삼으려는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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