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사를 대상으로 하는 '외자판호' 발급을 재개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대형 게임 퍼블리셔의 판호에 이어 외자판호까지 풀렸다는 점에서 이제는 한국게임의 차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 다만 한국게임에 대한 실질적인 판호 발급은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달 29일 외자판호를 승인한 게임물 30종의 명단을 전날 공개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를 발급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여만에 처음이다. 판호란 일종의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으로, 외자판호는 해외 게임사를, 내자판호는 자국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판호 발급 명단에는 '배틀라이트'를 비롯해 '왕좌의 게임: 윈터 이즈 커밍' '영웅전설', '앵그리버드' 등 동·서양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온라인·콘솔 게임 등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한국 관련 게임으로는 우선 국내 게임사인 NHN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개발해 일본에 출시한 '콤파스'가 이름을 올렸다.
또 '란투게임즈'가 한국 게임사 넵튠과 개발해 일본 시장에 선보인 '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 IP 관련 게임도 명단에 들었다. 란투게임즈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중국 룽투게임의 한국 자회사 '룽투코리아'가 각 50%씩 지분을 보유해 설립한 합작 조인트벤처(JV)다.
다만 이 게임들은 일본 시장에 출시됐다는 점 등에서 실질적인 한국게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각 회사 측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두 게임은 일본 개발사가 포함돼 있고 일본 시장 내에서 크게 성공했다는 점에서 한국 게임업체의 판호까지 풀렸다고 해석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외자판호가 열리기 시작했고, 공동개발이지만 한국 업체들과 연관 있는 게임들이 판호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안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중국 대형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게임 판호와 더불어 외자판호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어 이제는 한국게임의 포함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노출도가 높은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 NHN, 룽투코리아 등을 비롯한 게임 업체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판호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중단됐던 내자판호가 풀린 데 이어 텐센트와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의 판호가 풀렸고 이제는 외자판호까지 풀렸다. 이제 마지막 남은 차례는 한국게임"이라고 기대했다.
◆"실질 韓 게임 포함 여부 지켜봐야…정부 외교적 노력도 필요"
그러나 이번 판호 발급 명단에 실질적인 한국게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현재 국내 업체 중에서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펍지주식회사 등이 판호를 대기하는 상황이다.
판호 발급을 대기 중인 한 게임사 관계자는 "한국과 관련된 게임이 판호를 받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직접적인 한국게임이 판호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게임사 관계자 역시 "판호가 실제로 나올 때까지는 아직 모른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관련 한중간 갈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본질적인 외교 문제가 해결되는 게 우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게임은 지난 2017년 사드 보복 사태가 불거진 이후로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 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한국게임 판호 발급 중단이 사드 사태로 인해 촉발됐기 때문에 외자판호 관련 이슈는 전적으로 외교와 관련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도 상징적으로 일부 판호를 내줄 수야 있겠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외교로 풀어야 한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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