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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빅3, '죠즈‧쥴' 등장에도 '무덤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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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신제품 출시에 新 경쟁체제 돌입…"찻잔 속 태풍 될 듯"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필립모리스·BAT·KT&G 등 빅3가 자리 잡고 있는 전자담배 시장이 신규 도전자의 연이은 등장으로 새로운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신규 업체들은 호환성과 편의성을 무기 삼아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빅3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궐련형 전자담배 '죠즈'에 이어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이르면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다. '죠즈'는 지난해 6월 출시된 후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며, 올해 1월 '죠즈20'을 처음 선보이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쥴’은 미국 시장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호응도가 높다.

'죠즈'는 시중에 유통되는 전자담배용 궐련과의 호환성과 연속 사용 기능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1일에는 무게 44g의 초경량 궐련형 전자담배 '죠즈12'를 출시하며 '미니'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죠즈12'는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에도 12개비 연속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를 넘어 전국 300여 개의 전자담배 전문샵과 멀티샵 매장에 진출하며 오프라인 판매망도 확충했다.

'죠즈'는 호환성을 무기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죠즈]
'죠즈'는 호환성을 무기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죠즈]

'쥴'은 액상 카트리지를 장착해 흡연하는 폐쇄형시스템(CSV) 전자담배로,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 제품은 미국의 한 스타트업에서 만들어 현지 전자담배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고 있다.

'쥴'은 미국 현지에서 깔끔한 디자인과 사용감, USB단자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충전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직구 구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진출 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쥴' 관계자는 "미국과 다른 한국 니코틴 함량 제한 규정에 맞춘 제품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규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존 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들의 시장 진입에 무덤덤한 반응이다. 특히 '쥴'은 미국 현지에서 니코틴 함량이 3%, 5%로 높은 반면, 국내에서는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1% 미만으로 낮춰 출시돼 시장의 반응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쥴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니코틴 함량이 높아 일반 담배와 흡사하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준인 1% 미만으로 니코틴 함량을 낮추게 되면 기존에 유행했다 사라진 액상형 전자담배처럼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담배 시장은 이미 기존 브랜드들로 인해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쥴'이 시장에 들어오더라도 기존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액상형 전자담배는 이미 지난 2013년경 크게 유행했다가 아이코스의 출시 이후 사장된 카테고리로, '쥴'이 이러한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죠즈'로 인한 단말기 시장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등 궐련형 전자담배 빅3 업체들은 '쥴' 등장에 대비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 준비도 이미 마쳤다. '쥴' 출시 이후 시장 반응이나 상황에 따라 출시 시기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적극적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는 회사는 KT&G다. KT&G는 이미 액상을 함께 사용하는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상태로, 지난 2월 특허청에 릴 팟키트, CIID 등 CSV방식 전자담배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또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기획, 개발을 총괄하는 '제품혁신실'을 'NGP(Next Generation Product, 차세대 제품)사업단'으로 격상하는 등 조직 개편을 통한 인적 자원 대비도 마쳤다.

필립모리스와 BAT는 이미 해외에서 CSV방식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현재 국내서 액상형 전자담배 인기가 크지 않아 관련 제품을 들여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쥴'의 흥행 여부에 따라 CSV방식 전자담배의 국내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필립모리스는 영국에서 '쥴'과 유사하게 USB 충전이 가능한 CSV방식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USB 충전 방식이 적용됐으며, 무게는 62g, 액상 탱크 용량은 2ml다.

필립모리스가 영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 [사진=장유미 기자]
필립모리스가 영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 [사진=장유미 기자]

또 지난해 12월 필립모리스USA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알트리아그룹은 '쥴'의 제조사 '쥴랩스'의 주식 35%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쥴'의 국내 흥행은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

BAT도 2013년 액상형 전자담배 '바이프'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현재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중국산 CSV 방식 전자담배와 '비엔토' 등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그동안 그렇게 큰 영향력은 없었다"며 "시장 고착화는 계속되고 있는 상태지만, 앞으로 '죠즈'와 '쥴'의 등장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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