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와 SK가 맞붙었다. LG화학이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법원에 제소한 것이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주요 품목의 수입금지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세계 배터리 시장 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차전지 시장이 2020년부터 본격적인 퀀텀점프를 앞둔 가운데 국내 기업간 소송전이 자칫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피해액이 미래가치까지 포함될 경우 소송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질 전망이어서 LG와 SK는 이번 소송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수입금지요청에 대해 ITC가 5월 중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면 내년 상반기에 예비판결,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2017년 2차전지 핵심기술이 유출된 자료들을 발견했다"며 "미국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ITC 및 연방법원이 강력한 증거개시(Discovery)절차를 둬 은폐가 어렵고, 소송결과에도 큰 영향을 주는 제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거개시절차란, 소송 당사자가 소송 관련 정보 및 자료를 상대방에 요구할 경우 상대방은 제출할 법적 의무가 있으며, 이를 통하여 소송 대리인들은 상대방의 증거자료에 접근이 가능한 제도다.
현재까지 손해배상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LG화학의 피해규모 산출 과정시 미래가치가 포함될 경우 피해보상액 규모는 수천억원대를 넘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가 소송에서 패할 경우 시장 선점 '적기'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두 기업의 자존심을 건 단판 승부가 이뤄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SK 측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파악중이며 내부적으로 사실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기업간 법적 다툼이 자칫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의 공세로 인해 LG화학은 4위, 삼성SDI는 6위를 겨우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기업끼리의 법적 분쟁은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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