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에 이어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위한 기업결합 및 인허가 심사를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예정대로 M&A에 성공한다면, 유료방송 시장은 3강 체제로 전환된다.
특히 시장에서 높은 격차를 유지하고 있던 KT의 철옹성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단순 점유율에서는 1위 자리를 수성할테지만, 격차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 매출규모 면에서도 역전이 일어날 여지도 충분하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태광산업, 티브로드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9일 티브로드 및 티브로드 계열법인의 합병 인수 관련 변경허가 및 인가 등 신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뒤 이어 공정위에도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를 냈다.
앞서 LG유플러스도 지난 3월 15일 CJ헬로 주식 인수 관련 변경승인 및 인가 등 신청서를 제출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전달했다.
양사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의 인수합병 불허 때와는 달리 시장 변화를 감안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3년전 CJ헬로 인수가 무산된 바 있지만, 지금은 환경이 바뀌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으며, 박경중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 역시 "전세계적으로 시장 상황이 바뀌고, M&A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긍정적 판단을 바랐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 내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자료 보정에 소요되는 기간은 제외된다. 과기정통부 인허가 심사의 경우에는 각각 차이가 발생하지만 가장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공익성 심사가 3개월 이내 처리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 SKB-LGU+, KT 추격 '가속'
과기정통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T군(KT+KT스카이라이프)는 31.0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대비 0.22%p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14.3%로 2위를, CJ헬로가 12.61%로 3위를, LG유플러스는 11.93%로 4위를 기록했다. 이 외 티브로드 9.6%, 딜라이브 6.29% 순이다. 당장 상황은 그렇지만 현재 진행중인 M&A가 성사된다면 SK브로드밴드의 경우 23.92%, LG유플러스는 24.54%로 덩치를 키울 수 있다.
기존과 달리 1위와 점유율 격차도 대략 7%p 안팎까지 좁혀진다. 이에 더해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에 발목이 잡힌 KT는 매출 면에도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1분기 IPTV 매출을 보면 KT는 3천744억원을, SK브로드밴드는 3천156억원, LG유플러스는 2천5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KT는 3천230억원, SK브로드밴드는 2천677억원, LG유플러스는 2천21억원을 거둔 바 있다. 3사의 점유율 격차가 상당하지만 매출 증가세는 고르게 나타난다.
지난해 매출로는 KT는 1조4천102억원, SK브로드밴드는 1조2천906억원, LG유플러스는 9천199억원으로 매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는 약 464만명으로 약 312만명을 보유한 티브로드와 합병했을 때 약 2배 가까운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약 388만명의 가입자에 CJ헬로의 약 410만명의 가입자를 가져오면서 매출 규모를 불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KT, 불확실성 속 대응 '촉각'
이에 따라 '유료방송 합산규제' 영향권 내에 놓여 있는 KT의 반격도 주목되는 대목. 당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점유율 33%로 제한하는 합산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점유율 30% 대인 KT 계열이 최우선 대상이었으나 일몰에 따라 법적으로는 경쟁사와 같이 M&A에 나설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국회에서 이의 재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어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달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대신할 사후규제안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6일까지 관련안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 8일 이를 위한 사업자별 의견수렴을 마친 상태다.
일정대로 과기정통부가 사후규제안을 제출한다면 과방위는 빠른 시일 내에 법안2소위를 열어 통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회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합산규제는 일몰이 유지되지만, 반대이라면 한시적으로 재도입된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재 합산규제 일몰을 전제로 미디어 사업 전개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뉴미디어사업단을 신설해 올레tv 모바일 역량을 결집시켰다. SK텔레콤이 지상파3사와 연합해 그랜드 OTT 연합을 출범시키고,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은 데 따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플랫폼 면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잇는 IPTV 사업 강화와 5G를 통한 다양한 실감형 미디어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외적으로는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KT는 "구체적 결정 사항이 없다"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딜라이브 인수를 점치고 있다.
다만, 급한 쪽은 오는 7월 인수금융 만기연장 기한이 종료되는 딜라이브로, 향후 매각가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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