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롯데카드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가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 변경되면서 롯데카드는 연달아 사모펀드를 새 주인 후보로 마주하게 됐다. 사모펀드와 기존 금융사 컨소시엄으로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면서 카드업계의 지각 변동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21일 롯데지주는 공시를 통해 롯데카드의 주요 자회사인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매각 관련 우선협대상자를 MBK파트너스로 변경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21일 MBK파트너스를 우선협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 기한이 종료된 지난 13일 MBK파트너스가 먼저 롯데지주에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에 MBK파트너스 재선정
우선협상대상자 변경은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의 탈루 혐의와 롯데카드 노조의 반대가 변수로 작용했다. KT새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KT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를 비롯한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업무상 배임,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한앤컴퍼니가 2016년 KT와 KT의 종속회사인 나스미디어에 앤서치마케팅을 매각했는데 이때 KT가 시장가보다 424억원 비싼 가격으로 앤서치마케팅을 사들였다는 지적이다.
롯데지주가 한앤컴퍼니와 매각 협상을 하더라도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주 측의 마음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계산한 롯데카드의 가치 초안 가격은 1조6천억원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이 중 20%인 3천200억원을 FI로 투입하고, MBK의 잔여 자금인 9천600억원에서 절반 이상을 인수금융으로 주선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의 블라인드 펀드에서도 상당한 비중의 금액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단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의 제시 가격이 당초 제안가로 알려진 1조6천억원의 80%에서 변경이 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사모펀드 피하자 또 사모펀드…우리카드 복병에 입지 좁아진 롯데카드
사모펀드를 피한 자리에 또 사모펀드를 만난 롯데카드는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단일 사모펀드가 아닌 사모펀드 주축의 컨소시엄이 승기를 잡은 점도 어수선함을 더한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한앤컴퍼니 대신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상대가 내정됐다"고 답했다.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전략적투자자(SI)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지만 우리은행은 인수금융 주선자로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다졌다.
한앤컴퍼니가 MBK파트너스로 교체됐더라도 사모펀드의 태생적 특성상 롯데카드는 몇 년 내로 다시 매각에 돌입해야 한다. 사모펀드의 우선 가치가 인수사의 체질을 가장 경제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바꾸고 매각해 차익을 따내는 것인 만큼 롯데카드의 구조조정이나 사업 축소도 예상된다.
우리은행이 FI 자격으로 참여하지만 우리카드와의 합병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할만한 배경이 마련되면 인수주체로 올라설 수 있다.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 된다면 MBK파트너스가 60%, 롯데그룹이 20%, 우리은행이 20%의 지분을 갖는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병하면 카드사의 규모로서는 업계 2~3위에 오르는 등 외연 확장이 기대되지만,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과 관련부서 통폐합 등 부침이 예상된다.
다만 우리금융은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합병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수금융 주선 조건으로 지분의 20%를 FI로서 참여한다"며 FI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한편 롯데가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챙기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어 '파킹론' 논란도 여전히 유효하다. 롯데는 롯데카드 파킹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롯데가 롯데멤버스와 롯데카드의 접점을 놓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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