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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나홀로 성장'…그룹 캐시카우로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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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과 건전한 재무상태…두산건설발 위기에도 '안정적'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두산밥캣이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거듭나고 있다. 두산건설의 부실이 두산그룹 전체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두산밥캣만 유일하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이 미국 시장 호조와 유럽 지역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 1조624억원, 영업이익 1천1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2.1%, 20.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판매가격 인상 등을 통해 10%대를 유지했다.

미국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 시장 호조 및 유럽 수익성 개선 등이 실적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두산밥캣의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은 70%대에 달한다. 유럽은 USD 기준 매출은 유로화 약세로 소폭 감소했지만, 주요 국가의 판매 채널 강화로 유로 매출은 증가했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대비한 활발한 투자활동에도 불구하고 높은 현금 유동성과 낮은 부채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총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차입금 총 2억 5천만 달러를 조기 상환했다. 부채비율도 80.1%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두산건설의 부실이 두산그룹 전체로 번지는 상황에서 두산밥캣은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두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8%, 두산중공업은 37.8%, 두산걸설은 57.8%씩 각각 감소했다.

더욱이 두산건설 부실은 그룹 전체의 신용등급을 깎아 내리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두산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BBB+, 두산중공업 장·단기신용등급은 BBB+, A3+에서 BBB, A3으로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두산중공업도 'BBB+'에서 'BBB'로 변경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이후 수주 부진과 두산건설 관련 지원부담 가능성 등을 지목하며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두산 역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다 지주사의 수익구조 약화 등의 이유로 신용등급이 한단계 하락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신용등급을 방어했다. 하지만 이는 계열사인 두산밥캣의 견조한 실적에 따른 것이지 자체 실적 면에서는 오히려 하락했다. Heavy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천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엔진부문은 188억원으로 28.4% 각각 감소했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두산밥캣의 변신

두산밥캣은 한국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미국 노스다코타에 주요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세계 1위의 소형 건설 중장비 회사다. 전 세계 20여국에 31개 법인 및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두산밥캣을 49억달러(약 5조7천억원)에 인수했다.

두산밥캣 중동 백호로더 B700 모습 [사진=두산밥캣]
두산밥캣 중동 백호로더 B700 모습 [사진=두산밥캣]

하지만 이듬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두산밥캣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당시 두산그룹이 밥캣 인수에 들인 돈은 전체 인수금액의 10%인 4억달러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LBO(Leveraged Buyout) 형태로 차입했다. 이같은 막대한 차입금은 이자와 함께 돌아오면서 그룹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두산밥캣은 재무구조 개선를 위한 구조조정 등을 진행했고 2011년부터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고수익 제품군의 확대와 미국과 유럽 시장의 주택시장 호조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그룹의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두산밥캣은 주요 국가의 판매채널 강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밥캣은 올 하반기 북미시장에 콤팩트 트랙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북미 콤팩트 트랙터 시장 규모는 연간 17만대로 전체 콤팩트 이큅먼트(Compact Equipment)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출시 이후 5년 내 북미 콤팩트 트랙터 시장 연매출 2천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하반기 중 인도 지역에 백호로더(Backhoe Loader)를 출시할 계획이다. 인도 소형 건설기계 시장은 약 1조3천억원 규모로 단일국가 기준으로 미국, 중국 다음의 Top3 시장이며 백호로더 시장의 비중은 80~90%에 달한다. 5년 내 시장 점유율 Top3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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