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 이웃사촌에게 속아 온갖 보험에 가입했던 A씨. 한달 보험료로만 수십만 원을 지출했던 A씨는 양심적인 보험설계사를 만나 보험의 짐을 겨우 덜어냈다. A씨는 꼭 필요한 보험만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경험에서 신(新) 사업 계획을 구상했지만 기존 보험가입자들의 데이터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했다. 금융 데이터의 문호를 개방한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알게 된 A씨는 보험신용 표본DB를 활용해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춘 보험가입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앞으로 핀테크·스타트업 등 소규모 업체가 금융분야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자사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화 상품을 출시해 왔던 대형 금융사의 대항마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의미다.
◆스타트업도 5천개 금융사·4천만명 신용정보 활용 가능해 진다
3일 금융위원회와 신용정보원은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오픈 행사를 열고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CreDB)와 데이터 거래소, 데이터 전문기관 등의 인프라 축을 소개했다.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은행과 카드, 보험 등 금융권에 축적된 데이터가 개방된다. 신용정보원은 5천여개의 금융회사로부터 약 4천만명의 신용정보를 집중해 관리하고 있다.
일반신용 DB 서비스가 먼저 문호를 연다. 일반신용 DB에는 전체 신용활동 인구의 5% 수준인 200만명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담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데이터들은 비식별조치를 거쳐 개인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처리됐다. 지난해 말까지 37개월 분의 정보가 우선 열리고, 분기마다 직전 3개월치의 데이터를 추가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 교육용 DB, 올해 말에 보험신용·기업신용 DB, 내년 상반기에 맞춤형 DB 서비스가 더해진다.
◆데이터 거래소서 데이터 거래·매칭…최 위원장 "디지털경쟁 촉진해야"
금융보안원은 빅데이터의 유통과 결합을 위한 금융분야 데이터거래소, 데이터전문기관의 운영 방안과 데이터 표준 API구축을 설명했다.
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의 거래 과정뿐 아니라 데이터의 매칭도 돕는다. 이번에 공개된 빅데이터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적정한 정보를 매칭해 유의미한 값을 얻도록 한다. 예컨대 보험사의 차량 사고처리 정보와 자동차 회사의 차량별 안전장치 정보를 중개해 결합하면 안전장치 여부에 따른 사고 피해규모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식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혁신적인 변화에도 새롭게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며 "창업, 핀테크 기업 등에는 새로운 진입장벽이 됨에 따라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유력하다"고 전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데이터 활용을 목표로 디지털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 데이터 개방과 데이터 이동권이 세계적인 화두라고 짚었다.
디지털경쟁 촉진 방안도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데이터 경제 3법 개정안에서는 익명과 가명정보 중심의 빅데이터 활성화를 통해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개방을 적극 촉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 이동권,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도 정부의 성취로 꼽았다.
민병두(더불어민주당)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앞으로는 금융기술이 중심이 된 테크핀(Tech-FIN) 시대가 될 것인데 여기에는 데이터가 필수"라며 "이번에는 현행법을 토대로 빅데이터 인프라가 개방되지만, 향후 국회가 열리는 대로 신용정보법을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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