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SK텔레콤이 열심히 했지만 기업(만)이 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 참석, 양자통신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 등을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양자통신 관련 연구개발(R&D) 를 주도해온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양자보안 노력을 법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 (해외 이통사들이) 굉장히 감동한다"며 정부 정책적 의지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유 장관과 박 사장의 발언은 표현은 다소 다르지만 양자정보통신의 글로벌 선도를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 산업계와 학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포럼 역시 이같은 협력을 다지기 위해 창립됐다.
양자정보통신은 복제 불가능한 양자 특성을 이용한 기술이다. 제3자가 중간에서 통신 정보를 가로채려 시도할 경우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5G에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오는 2025년 26조9천억원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다. 한국은 데이터를 그대로 전송하면서 암호키를 양자로 전달하는 방식을 추진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과 IDQ, KT와 KIST 등이 이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기업 중심으로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어 이에 따른 한계도 분명하다. 가령 중국은 양자정보통신을 4대 혁신과제로 선정, 오는 2020년까지 관련 연구소에만 13조원을 투자한다. 일본도 2022년 양자통신용 위성 발상을 위한 정부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유럽도 향후 10년간 10억유로(1조2천5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유영민 장관은 "시장 규모에 연연할 것은 아니지만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 530조원으로 양자 관련해서도 4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현실은 과기정통부 예산이 늘어나기는 했어도 해야될 일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양자쪽을 열심히 했으나 기업(만)이 하기에는 투자 규모도 크고, 기간도 길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이부분에 있어 정부의 역할도 크고, 의원들의 관심과 노력은 물론 (예산도)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유 장관의 발언은 지난 2017년 양자관련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R&D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미끄러진데 이어, 지난해 R&D 예타 접수도 어려웠던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KT와 함께하는 KIST는 지난해 예산 지원이 종료됐고, SK텔레콤 역시 올해 정부 국책사업 과제 예산 지원이 만료된다.
유 장관은 "포럼 창립을 통해 관심과 힘을 받아 기업이 같이 갈 수 있는 촉진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김명준 ETRI 원장에 직접 "기업과 함께 속도감 있는 연구지원을 해달라"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박정호 사장 역시 정부, 국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박 사장은 양자정보통신과 관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다니면서 왜 이렇게 반도체를 많이 구매하나 봤더니, 서버와 데이터 센터 등에 많이 투입하고 그 때문에 데이터가 빨라지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난수 체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 게 계기였다"며, "3년 전 스위스 제네바 대학에서 양자통신 IDQ 벤처에 지분 투자해 기술확보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에 힘입어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인프라가 각광받고 있다"며, "내주 도이치텔레콤 등이 (한국의 5G 인프라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한구이 양자보안 노력을 이미 국회에서 하고 있고 법적으로 지원된다는 점 등을 얘기하게 되면 굉장히 감동한다"며 이 같은 지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부응, 김성태 의원은 향후 '양자정보통신기술 진흥 및 산업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과기정통부도 올해 하반기 '양자정보통신 진흥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 2월 작업반을 구성해 분야별 추진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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