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재계 총수와 경제 단체장을 만나 해법 모색에 나선다.
9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기업 총수와 경제 4단체장 등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간담회를 연다.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만남은 지난 2017년 7월 호프미팅과 올해 1월 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달 4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의 수출규제 조치를 개시했다. 3개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웨이퍼에 칠하는 감광액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달 4일부터 한국을 우대대상에서 제외해 수출 계약별로 90일가량 소요되는 일본 정부 당국의 승인절차를 거치도록 규제를 가했다.
이번 문 대통령 주재의 경제계 주요인사와 간담회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응책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참석 대상 기업의 총수 역시 일본 수출규제로 파장이 예상되는 곳과 향후 영향이 예상되는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30대로 정했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경제 관련 보좌진과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정부는 경제계 주요인사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중심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안은 산업 통상과 외교적 두 갈래이다. 산업 통상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하는 방안이다. 외교적 대응은 일본 측의 조속한 철회 요청과 함께 대내외적으로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주요국과 WTO의 양자 및 다자채널을 통해 우리 측의 입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산업 통상분야는 WTO 제소 등을 신속하게 준비를 하되 시기는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민관 공조도 긴밀하게 협력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주제네바 한국대표부를 통해 일본의 반도체 재료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WTO 상품무역이사회 회의에 안건으로 제안했고, 이사회는 기타 안건으로 긴급 상정의제로 채택했다.
더불어 단기적으로는 대일(對日)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 국내 확충과 국산 개발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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