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협력을 이끌어낸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간담회에도 참석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포함된 새로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말에도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및 국내 4대 그룹 총수 공식오찬에 정기선 부사장이 참석했다.
당시 정기선 부사장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과 어깨를 같이 하며 무게감을 더했다. 그동안 최길선 전 회장 등 전문경영인이 참석해왔다는 점에서 정기선 부사장의 이같은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정기선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했지만, 조선업 전반의 업황 부진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그룹의 미래먹거리 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면서 3세 경영 행보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정기선 부사장이 이끄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친환경 선박사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의 개조 및 유지, 보수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정기선 부사장이 취임한 지난 2017년과 비교해 73.5%, 영업이익은 27.6% 각각 증가했다.
아울러 대외 활동을 통해 협력사업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정기선 부사장은 최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만남에서 사우디 아람코·현대중공업·람프렐·바흐리 간 합작회사인 IMI의 현대중공업 지분을 10%에서 20%로 늘리는 등 협력관계를 확대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사우디와 인연을 맺고 다양한 대외 협력 사업을 이끌어 왔다. 그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함께 '킹 살만 조선소' 합작 설립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의 역할이 막중해 일명 '정기선 프로젝트'라고도 불렀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부사장이 2014년부터 강력히 주장해 세우게 된 회사"라며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해 대표이사를 맡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성공적으로 합병할 경우 현대중공업은 재계 7위로 도약하는 만큼 정 부사장의 역할론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몽준 대주주가 여전히 건재한 상황에서 당장 경영권 승계는 이르다고 보이지만, 조금씩 4세 경영을 위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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