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당국이 새 코픽스(COPIX) 도입을 예고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경쟁이 심화돼 대출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선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넓힐 절호의 기회라는 기대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기존보다 금리가 0.27%포인트(p) 낮아진 새 코픽스를 발표한다.
코픽스란 변동금리에 연동된 은행 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로 매달 15일 발표된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SC제일·씨티 등 8개 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등 8개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이번에 금융당국은 잔액 기준 코픽스의 산출 기준을 변경한다. 이에 따라 새 코픽스는 기존보다 약 0.25~0.30%p 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잔액 범위 안에서 새로운 코픽스 연동 대출로 옮겨도 최초 대출을 받았을 때의 부동산 대출 규제(LTV, DTI, DSR)를 적용해줄 방침이다.
다만 대출을 바꾸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는 납부해야 한다. 고정에서 변동금리로 옮기는 대환대출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는 최대 연 1.2%다. 시행일로부터 3년까지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기존 은행에는 악재, 인터넷전문은행엔 호재로 작용할 것"
금융위의 이 같은 조치가 기존 은행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없이 새로운 은행으로도 대환이 가능해져, 은행 간 경쟁이 심화돼 대출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규제 없이 새로운 은행으로도 대환이 가능해진 만큼, 은행은 여신 확장을 위해 고객 경쟁에 나설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가산금리 상승폭이 줄어들고, 결국 대출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출 금액이 이동하면서 은행 순이익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서 애널리스트는 "지금 같은 금리 정체기엔 잔액대출 금리가 더 매력적인 만큼, 새 코픽스가 도입되면 대출의 상당금액이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가계대출 내 잔액기준 코픽스 대축 전부가 이전한다고 가정하면 1.5bp의 순이자 마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면제되는 만큼, 신규 고객이 많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새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입해 점유율을 확장할 발판으로 삼을 수 있어서다.
중도상환수수료 탓에 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존 코픽스 대출자들은 3년이 경과해야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전환이 가능하며, 최근 고정금리 주담대금리가 급락하면서 신규 코픽스 대출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도 도입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 압박은 많아야 1bp 정도"라고 덧붙였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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