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LG전자가 프리미엄 신가전 후속 모델로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를 출시했다. 국내 시판 이후 세계 최대가전 시장 미국에 진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이지만 고민도 만만찮다.
같은 LG전자 내 프리미엄 냉장고 한 대를 뛰어넘는 가격도 부담이지만 주류 관련 엄격한 현행 규제로 시음행사 한 번 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음회를 겸한 16일 출시 행사도 치외법권인 서울 주한 영국대사관 지하 강당에서 이뤄졌다.
LG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홈브루의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홈브루 맥주제조기는 맥주 몰트, 향료, 호프 오일을 담은 캡슐을 물과 함께 넣으면 자동으로 발효가 이뤄져 고급 수제맥주를 생산한다.
LG전자는 홈브루 기기 자체와는 별개로 영국 100년 역사의 몰트 제조사 문톤스와 캡슐 패키지를 공동 개발했다. LG전자는 이날 인디안 페일 에일,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등 5종의 세계적 맥주 브랜드 제품을 홈브루로 집에서 직접 담가 마실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LG전자 정수기사업부 정순기 담당은 "개발 과정에서 2천번의 실험을 거치며 3천톤의 맥주를 버렸다"고 홈브루 생산 수제맥주 품질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전자는 집안 내 휴식과 레저의 비율이 높아지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점과 함께 수제맥주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제품 개발 배경으로 설명했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홈브루 대당 가격은 3년간 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399만원이다. LG 디오스 양문형 얼음정수기 냉장고(780리터, 370만원), 75인치 UHD 올레드 TV보다 비싼 가격이다.
3년 이후 별도로 필터 교체, 세척 등 서비스료를 제공해야 하는데다 캡슐 한 개 가격은 3만9천900원이다. 캡슐 한 개로 5리터(5천cc) 맥주를 만들 수 있지만 종류에 따라 2~3주가 소요된다. 인디언 페일, 필스너 등의 대형마트 판매가가 500cc 기준 2천500원, 10캔 한 묶음이 할인가 적용 시 2만원 내외다. 일반적으로 펍, 호프에서 직접 만든 수제맥주의 경우 500cc 기준 7천~8천원이다.
맥주 마니아라도 가성비를 감안하면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 H&A(가전) 사업부 송대현 사장은 "한국 시장이 타깃이라기보다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가장 글로벌한 주류가 맥주인 만큼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시장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 단계에선 현행 주세법과 주류 관련 규제들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LG전자 입장에서 수제맥주 기기는 생산 가능하지만, 주류를 이용한 마케팅은 할 수 없다는 게 맹점이다. 소비자들로선 LG베스트숍 등 매장에서 일단 맥주맛을 확인해봐야 하지만 현행 법상 이게 안 된다는 것이다.
송대현 사장은 "국내 주류 관련 법규들이 상당히 까다롭다"며 "소비자들께 맛을 보여드릴 수 없이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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