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딜라이브가 만기연장을 통해 인수합병(M&A) 불씨를 살리려 하고 있으나 유력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KT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KT의 딜라이브 인수작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 다만 추후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최종적인 가격 낮추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규제 향방과 제 3의 인수 후보자 등 변수도 관전포인트다.
17일 KT는 "딜라이브 인수작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추후 작업 재개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정보방송통신법안심사소위(법안2소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결정이 불발, 한달 뒤로 연기되는 등 상황이 변수가 됐다.
기존 합산규제는 특정 계열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 점유율이 30%대인 KT가 직접 대상이다. 합산 규제 일몰로 추가 M&A를 위한 걸림돌은 사라졌으나 이의 재연장 또는 대신할 사후규제안이 거론되면서 KT로서는 부담인 상황인 것.
특히 합산규제 연장이나 이를 대신할 사후 규제 방안을 놓고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기 다른 규제안으로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는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과방위 내 분위기는 합산규제 재도입에는 반대가 우세한 상태다.
실제로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은 지난 15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폐지 후) 사후규제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 박대출 의원(이상 자유한국당),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 등 과방위 소속 다른 의원들은 사후규제안이 미흡할 경우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도 열어 놓은 상태다.
여전히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향후 사후규제안에 경쟁 제한 등 규제가 포함될 경우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 중 점유율 1위인 KT의 딜라이브 등에 대한 경쟁업체의 견제는 물론 국회 등 일각의 우려가 여전한 한 것.
이 탓에 KT 내부에서는 그동안 딜라이브 인수 타당성을 놓고 여러차례 검증 과정에서 이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규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존 사업 및 향후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M&A 작업을 잠정중단한 것에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새 주인을 찾아야하는 딜라이브로서는 난처한 상황이 됐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지난 16일 열린 한국OTT포럼 창립기념 행사에 참석, 직접 "KT 외에 M&A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사업자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달말 대출금 만기일을 앞둔 딜라이브로서는 이의 연장 등 대안이 시급한 상태. 최근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채권단이 대출금 만기 추가 연장을 검토하는 등 고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KT와 딜라이브의 M&A 작업이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딜라이브의 최근 행보는 양측 매각가격을 둘러싼 온도차 때문"이라며, "그간 가격으로 신경전을 벌인만큼 KT의 협상 잠정중단은 인수 비용을 낮추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M&A 작업을 추진하지는 않으나 SK텔레콤과 딜라이브가 물밑에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도 파악된다. 딜라이브 M&A 불씨가 되살아 날 지 주목된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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