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오는 8월 말 롯데몰 수지점 개점에 맞춰 폐점한다는 소문에 휩싸여 있는 롯데마트 수지점 입점 상인들이 기습 계약 해지에 대해 항의하는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일단 롯데 측은 개별 합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입점 상인들은 "사전에 폐점한다는 이야기만 먼저 해 줬다면 상인들이 따로 대비할 수 있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롯데마트 수지점 입점 상인 9명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본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롯데 측의 해명과 합의가 진행중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롯데마트의 매끄럽지 못한 관련 업무 처리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롯데 측이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속 말을 바꾸고 있어 점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롯데마트 수지점에서 체형교정샵을 운영하고 있는 P씨는 "롯데마트가 폐점을 먼저 공지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롯데마트는 지금 이 순간도 상인들에게 솔직한 입장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P씨는 롯데마트가 폐점이 미리 알려질 경우 줄어들 매출을 우려해 상인들에게 고의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롯데마트가 폐점으로 인한 피해를 입점 상인들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P씨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용실·피트니스 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선불 고객 포인트 등에 대한 환불액 보상 요구를 법적 책임이 없다며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마트 수지점 상인들이 고객에게 제공한 포인트는 점포당 평균 7천만~8천만 원에 달한다.
P씨는 "폐점하지 않을 것이라는 롯데의 말을 믿었기 때문에 선불 포인트를 판매해 온 것"이라며 "지금도 하루에 수십 통의 환불 요청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폐점으로 생계가 위태로워진 입점 상인들에게 하루아침에 수천만 원씩 배상하라는 것은 사실상의 사형선고"라고 덧붙였다.
또 롯데몰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과 롯데마트 측의 업무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충분히 롯데몰 수지점으로 옮겨갈 수 있었던 점포들이 옮겨갈 기회마저 얻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뒤늦게 일부 점포를 롯데몰 수지점으로 이전해 주는 조건으로 함구를 요구하는 등 상인간 단합도 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P씨는 "미용실·피트니스 센터 등 유사 업종이 롯데몰 수지점에 들어갈 자리가 충분히 있었지만, 롯데마트와 롯데자산개발은 서로 담당 업무가 아니라며 떠밀기만 했다"며 "이제서야 개별 상인들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합의 내용을 함구시키는 등 집단 행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 다툼으로 가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롯데마트의 무책임한 업무 처리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한 적정한 보상과 진심어린 사과"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는 현재 합의를 개별적으로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입점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마트 수지점 계약 해지 대상 점포는 16개 점이며, 롯데마트는 현재 점포정리 지원 4개 점, 롯데몰 수지점 이전 3개 점 등 7개 점과 합의를 완료한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남은 9개 점포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진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점포별로 요구 사항이 크게 다른 만큼 개인과의 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지난 2014년 인천 항동점을 폐점할 때도 입점 상인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롯데마트는 입주자 보상 대책 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6개월~10개월치 순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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