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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추가도발③] '카미가제'식 수출규제…일본도 부메랑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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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침체 부채질로 日기업도 직격탄…글로벌 IT업계 우려도 '압박'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계기로 한국 경제에 대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정작 이번 수출규제가 일본 경제에 대한 심각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출규제의 직접적인 대상인 일본 기업은 물론 핵심 교역국인 한국과의 관계 악화로 가뜩이나 만성적인 일본의 경기침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IT업계의 메모리 수급에 대한 우려도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강행이 결국 일본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자해 행위로 끝날 수 있다는 경고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일무역 적자는 259억달러(약 30조원)로 원유 수입국인 중동을 제외하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한국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일본과의 교역에서 한번도 흑자를 기록한 해가 없지만, 거꾸로 일본 입장에선 한국은 그만큼 유력한 수출 시장인 셈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G2에 이어 일본의 수출 3위 시장이다. 일본은 1990년대 반도체 패권을 한국에 내준 이후 소재, 부품 위주로 자국 반도체 업계를 재편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소재, 부품 업체들의 최대 고객이 삼성,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라는 얘기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장기불황과 함께 급격한 고령화로 성장동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OECD에 따르면 일본은 재정정책에 대한 과의존으로 2015년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250%에 육박한다.

재정건전성에서 가장 우수한 40%대 한국은 물론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매우 취약한 구조다. IMF의 경우 최근 올해와 내년 일본경제 성장률을 각각 0.9%, 0.4%로 -0.1%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전망치다.

◆IMF "내년 日 성장률 0.4% 불과" 소재·부품 업체들 고사할 수도

이런 상황에서 수출규제는 일본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전략물자 품목 전반으로 확대됐다. 수출 자체는 금지하지 않지만 해당 품목에 대한 한국 업체들과의 계약마다 심사 절차를 도입,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관리를 한다는 취지다.

수출 심사의 직접적인 대상은 일본 기업이다. 업계의 최대 불안은 심사가 일본 정부의 재량에 따라 지연되거나 갖가지 이유로 허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다. 수출규제 대상이 종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3종에서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 한국 화학, 기계, 자동차, 부품 등 각 산업에 대한 공급 지연으로 인한 실적 악화는 물론 신뢰 훼손을 야기할 수 있다.

6월 29일 G20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와 조우한 후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월 29일 G20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와 조우한 후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 기업들 중에서도 한국 제조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우 치명타가 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연구원은 "소재 수출과 가공 무역으로 이뤄지는 국제분업 구조는 상호신뢰를 전제로 하는데 일본이 이번 수출규제로 그것을 깬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기본원칙을 훼손한 해선 안 될 일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4일부터 시행된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 중 불화수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이 생산한 불화수소의 90%가 한국에서 사용된다. 스텔라, 모리타 등 업체들의 삼성,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상근자문위원은 "사업이 다각화된 대기업들이라면 모를까 소재, 부품 등에 특화된 전문기업들일수록 수출규제 국면에서 받는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업종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인한 추가 수출규제에서도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세계 시장 점유율 60%에 달하는 국내 메모리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파장은 세계 IT업계 전체에 미친다. 메모리 업황을 크게 악화시키면서 애플, HP, 델, 화웨이, 레노보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물론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의 메모리 수급도 곤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도 수출규제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 IT업계가 공식적으로 한일 양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 전미제조업협회, 정보기술산업협회 등 6개 단체가 지난 24일 수출규제를 '불투명하고 일방적'이라고 규정한 서한을 한일 당국에 발송하기도 했다.

지난 1일의 경우 국제반도체협회가 양국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무역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제무역연구원 문병기 연구원은 "이번 사태를 둘러싼 세계 IT업계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며 "일본이 수출규제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정을 실제 중단시키는 사태까지 몰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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