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한 달,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산 자동차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오전 서울 서초 지역에 밀집해 있는 닛산·렉서스·토요타·혼다 등 일본산 자동차 전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 목소리로 토로했다.
A사 직원은 "물건을 안 팔겠다고 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고, 나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며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B사 직원도 "뭘 했다가 괜히 문제 생기니까, 뭘 할 수도 하지도 못하고 있고 그냥 가만히 있다"며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도 백수가 되게 생겼다며 어려운 상황이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C사와 D사 직원들은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C사 직원은 "제 의견이 전체를 대변하는 게 아니니까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언론에서 나오는 내용이 다 맞다"고 전했다. 이어 "본사에서 따로 대응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D사 직원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도 "본사에서 일체 대응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실제로 불매운동 이전과 상황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손님이 뚝 끊겼을 뿐 아니라 눈치를 보느라 구매를 미루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이다.
A사 직원은 "오는 사람들은 오는데 계약까지 가는 일이 줄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일본차를 사면 해코지를 당할까 조심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B사 직원은 "이 기회를 틈타 일본차들이 할인 판매를 한다는 소문이 돌았는 데 (할인행사를) 하고 있지 않다"며 "손님이 그냥 딱 끊겼는데 할인한다고 누가 사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변 눈치 보면서 구매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며 "안 그래도 어려운데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실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한 달,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은 일본산 자동차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7월 수입 승용차 브랜드별 등록 자료를 보면 일본 브랜드의 전월 대비 감소폭이 컸다. ▲닛산은 전월 대비 19.7% 감소한 228대 ▲렉서스는 전월 대비 24.6% 감소한 982대 ▲토요타는 전월 대비 37.5% 감소한 865대 ▲혼다는 전월 대비 41.6% 감소한 468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신규 등록된 일본 브랜드의 전월 대비 증감률과 비교해도, 7월 감소폭은 큰 편이다. 6월 일본 브랜드 신규 등록은 5월 대비 ▲닛산 5.0% 감소 ▲렉서스 9.0% 감소 ▲토요타 9.1% 증가 ▲혼다 33.8%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7월 신규 등록된 일본 브랜드의 전월 대비 증감률은 ▲닛산 16.8% 감소 ▲렉서스 21.9% 감소 ▲토요타 3.1% 감소 ▲혼다 32.3%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A사 직원은 "저도 일본 브랜드에서 일하지만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장기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구나 한국과 일본 즉 국가 간의 관계라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많이 침울한 상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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