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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노후단지·1기 신도시 리모델링 사업 '활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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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주택 급증과 부동산 시장 규제로 아파트 리모델링 인기"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시행을 앞두고 서울·수도권과 노후화 단계에 접어든 1기 신도시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과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39곳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안전진단 강화 등 각종 규제로 재건축사업이 제동이 걸리면서 상대적으로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사업 기간도 짧은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가 증가하는 추세다.

리모델링이란 준공 후 15년이 지난 아파트를 대상으로 건물(동)을 수직 또는 수평증축 하거나 별도의 동을 새로 지어 기존 가구 수보다 최대 15%까지 늘리는 건축 방식을 말한다. 또 주차장, 커뮤니티 시설 등 주거환경도 함께 개선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10조 4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리모델링 사업이 강남권 노후단지와 1기 신도시 중심으로 활기를 띈 배경에는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최근 정부가 아파트재건축 사업 규제를 강화하자 리모델링 사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추진되던 리모델링 사업이 최근 들어 서울 전역의 노후 단지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은 규제를 덜 받는 동시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재건축 연한은 한참 남긴 단지들 위주로 주목받고 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2013년 12월 주택법 등의 개정을 통해 15년 이상 경과한 아파트에 대해 수직증축을 3개 층까지 허용하는 등 관련 제도가 정비됐다.

대표적인 리모델링 단지는 옛 동신아파트를 리모델링 한 도곡동 '쌍용예가아파트(2011년 5월 입주)'가 있다. 조합원들의 이견으로 동신아파트 6개 동 중 5개 동이 쌍용건설 시공으로 리모델링이 진행됐으며, 나머지 1개 동은 한라가 재건축해 한라비발디(2016년 5월 입주)로 단지명이 변경됐다.

노후 단지 위주 자체사업으로 이뤄진 리모델링 사업에 지자체가 직접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서울시는 2016년 전국 최초로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안)'을 만들고 지난해 6월 '공공주택 자문위원단' 검토를 거쳐 안정성과 공공성, 주변 지역 파급력 등을 기준으로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7곳(▲중구 남산타운 ▲송파구 문정시영 ▲문정 건영 ▲강동구 길동우성2차 ▲구로구 신도림우성1차 ▲우성2차 ▲우성3차)을 선정했다.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15년 이상된 아파트, 연립주택 등이 골조를 유지한 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시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시범사업장으로 선정되면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 추정분담금 산정, 1차 안전진단 소요비용 중 일부를 지원한다.

송파 문정시영아파트(1989년 3월 입주)의 경우 서울형 리모델링 1호 사업으로 시공사 선정이 시작된다. 문정시영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조합은 2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동별 증축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지하 3층, 지상 14∼18층, 10개 동, 1천512가구 규모로 재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196가구다. 문정시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는 이달 27일, 입찰 마감은 내달 19일로 예정됐다.

서울시에 이어 지난달 광주시는 전국 광역시 최초로 지은 지 15년이 지난 공동주택에 대해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광주시 아파트는 1천82단지 40만3천여세대에 달한다. 이 중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 대상이 되는 단지는 25만1천여세대로 약 62%에 해당된다.

광주시는 올해 추경예산에 용역비 4억원을 확보했으며, 리모델링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하반기 단지별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 내년부터 주민공람,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공고 등을 통해 2020년 말에는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아아파트 리모델링 투시도. [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서울 서초구 잠원동아아파트 리모델링 투시도. [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준공된지 17년째를 맞이한서울 서초구 잠원동아아파트(2002년 7월 입주) 역시 설계사를 선정하고 리모델링 사업 닻을 올렸다. 지하 2층, 최상 20층, 991세대로 이뤄져 있으며, 용적률이 316%로 높아 재건축을 통한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지에 속한다.

설계사로 선정된 희림은 수평, 수직, 별동 증축 등 리모델링을 통해 세대 전용면적을 확장하고, 주차공간 추가 확보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스카이커뮤니티와 지붕 디자인 특화로 상징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입면 패턴을 적용해 세련된 도시경관을 창출한다.

희림은 각 분야 전문가들도 구성된 팀을 가동해 리모델링 추진에서 준공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압구정 현대 사원아파트, 평촌 목련3단지 우성아파트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노후주택 급증과 재건축 규제 강화,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도입 등으로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면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리모델링 시장이 전체 건설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국내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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