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의 반격이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 등 2차전지 사업의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LG화학은 물론, LG전자까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로써 LG와 SK의 두 대기업간의 법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지난 4월말 소송을 제기한 뒤부터 일부의 강경대응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뜻에 따라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강경 대응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침해한 LG그룹 계열사 두 곳을 미국에서 동시에 제소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LG화학과 LG전자이며,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도 포함됐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자사 특허를 침해한 LG화학과 LG화학의 미국 소재 법인인 LGC MI Inc.(LG Chem Michigan Inc./LG화학 미시간 법인)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LG화학과 함께 자사의 또 다른 특허를 침해한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 LG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 특정 자동차 회사 등에 판매하고 있어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윤예선 대표는 "LG화학이 4월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건과는 무관한 핵심기술 및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며 "LG화학과 LG전자가 특허를 침해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국내 기업간 선의 경쟁을 통한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바람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보류해 왔으나,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SK "LG, 특허침해로 부당한 이득 챙겨"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자사의 특허침해를 기반으로 영업 및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이 IR을 통해 밝힌 지난 1분기 말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110조에 이른다. 상당 제품이 이번 특허침해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LG가 패소할 경우 치명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 및 LG전자가 현재 생산, 공급하고 있거나 미래에 공급하게 되는 배터리가 SK이노베이션 특허를 침해하고 있어 그 생산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대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방식을 단기간 내 바꾸기 어려워 LG의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특허침해 대상 기술과 범위를 한정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 목적을 자사의 핵심기술 및 사업가치 보호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당 관계자는 "LG는 지난 4월말 내용도 밝히지 않은 채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 아니면 말고식 소송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SK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LG와의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임수길 홍보실장은 "LG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파트너 의미가 크다는 것이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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