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임금협상을 두고 사측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가 사측의 임금 차별을 비판하며 카허 카젬과 경영진 퇴진을 촉구했다. 팀장급 이상이 성과급을 받고 있는 상황에 임금 동결은 일방적인 희생 강요라는 주장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 노조)는 24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은 노조의 욕심이 아닌 차별적인 경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20일 생산직 조합원 4시간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23~24일 전 간부가 8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24~27일 6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초 팀장급 이상 700여 명에게 2018년 성과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1인당 평균 1천7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8천억 원대 적자를 냈음에도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팀장급 이상은 1천500만 원가량의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노조에게 "미국 본사에서 글로벌 지엠 소속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지엠 소속 직원들에게도 지급됐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노조의 반발감이 더욱 커진 계기가 됐다.
노조는 "회사 측에 성과급 지급 근거를 요구했지만, 명확한 지급 기준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경영정상화를 위해 성과급 미지급, 임금 동결 등을 요구하면서 팀장급 이상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맞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조가 함께 고통분담을 해야 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행해왔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로 3천 명이 희망퇴직했고, 한 사람당 2천만 원가량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포기했다.
노조는 공정하게 분배가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고통분담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조와 조합원들은 회사의 미래가 담보되고 공정분배가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희생을 각오할 수 있다"며 "경영진의 희생 없이 노조와 조합원에게만 희생을 바라지 말라"고 말했다.
시설 관리에서도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산현장은 개선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땜질 보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본관 건물 로비와 카허 카젬 사장의 사무실 등에는 안전장치강화공사로 6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지엠이 지난해 정부로부터 8천100억 원을 지원받고 10년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사측이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의 생산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노조는 "부평 2공장을 비롯한 각 공장의 발전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카허 카젬 사장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시 퇴진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초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사 수입차 불매운동에 대한 계획도 밝힐 계획이었지만, 여론의 비판 등을 의식해 거론하지 않았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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