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올해 3월 취임 후 흑자 전환의 목표를 제시했던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새내기 CEO의 의욕이 과한 탓일까. 현재 분위기상 예 대표가 내세운 약속은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완성차업계가 노사 갈등으로 얼룩진 가운데 쌍용차가 노사와 손을 잡고 재도약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 둔화 속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5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 노사는 지난 20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선제적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했다. 노조가 고용 및 경영안정을 위한 비상 경영에 적극 동참하기로 하면서다.
노사합의안에는 안식년제, 복지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근속 25년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안식년을 시행하고, 명절 선물 지급 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강도 쇄신책을 이어가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유휴자산 매각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임원 20%를 감축하고, 임원 급여를 10% 삭감한 바 있다.
이같은 실적 회복을 위한 노력에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주력모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가 기아자동차 셀토스에 밀리는 등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쪼그라든 모습이다. 쌍용차는 8월 내수 8천38대, 수출 1천977대를 포함해 총 1만15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12.3%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티볼리가 2천317대로 전년보다 38.6%나 급감했고, 렉스턴 스포츠는 3천290대로 3.6% 감소했다. 지난달 출시된 코란도 가솔린 모델이 377.2%나 증가한 1천422대를 기록했지만,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8월 누적으로는 내수 판매 7만2천695대로 전년보다 3.3% 늘었지만, 신형 코란도 수출 지연 등으로 수출은 전년 대비 22.1% 급감한 1만6천7대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흑자 전환이 어려운 것은 물론 적자 폭이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쌍용차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가량 증가한 3조8천514억 원으로 전망된다. 반면 영업손실은 1천364억 원으로 지난해(642억 원 손실)보다 적자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인 1조8683억 원을 기록했지만, 투자확대와 영업비용 증가로 7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티볼리, 코란도 가솔린 출시에도 경쟁사 유사 차급 신차 출시로 6월 이후 판매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연간 판매목표 16만 대 달성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노사가 자구안 합의를 하는 등 추후 실적 개선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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