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중국 정부의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이 2년 여간 중단되면서 중국 수출길이 막힌 국내 게임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판호 재개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27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해외게임을 대상으로 발급된 외자판호 목록에 한국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받지 못한 지는 2년이 넘었다. 중국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사태가 심화된 지난 2017년 3월부터 한국게임에 대한 외자판호를 내주고 있지 않다.
판호란 일종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으로 외자는 해외 게임사에, 내자는 중국 게임사에 발급된다. 판호를 받급받지 않은 게임은 중국 현지에서 유료 아이템 판매와 같은 수익 활동을 할 수 없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현재 약 37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게임시장 진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판호 발급이 막히기 이전 해인 2016년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액이 1조2천950억원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조원 대 시장을 잃은 셈이다.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게임 수출액 성장률도 둔화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80% 이상 급증세를 보인 게임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7.9%에 성장하는데 그쳤다. 판호 발급 중단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 신작 진출이 불가능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부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우회진출(내자판호) 하고는 있지만, 로열티 등에 그쳐 실질적인 수익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머지 않아 중국의 보호정책이 풀릴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국내 게임을 대상으로 한 판호 재개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양우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막한 '2019 대한민국 게임포럼 게임전시회'에 참석해 "게임산업은 지난해 기준 수출 64억 달러를 기록했고, 전체 무역수지 흑자 중 8.8%를 차지할 정도로 효녀산업이지만, 중국이 아직까지 한한령으로 인해 보호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등 문제를 겪고 있다"며 "물론 이는 머지않아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실제 중국 측에 판호 관련 입장을 꾸준히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인천에서 열린 한·중·일 3개국 관광 장관회의에서도 판호 문제를 중국 측과 비공식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최근에도 중국 대사와 만나 국내 게임 판호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문체부와 중국이 장관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노력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과거에 비해 다방면에서 한한령이 풀리는 조짐이 있는데, 장관이 공식적으로 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게임 분야에 대해서도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한편, 국회 역시 중국 판호 관련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오는 10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사드 사태로 막힌 중국시장과 판호의 문제 해결의 방법 ▲중국내 저작권 침해 실태 ▲한국 게임의 대중국 시장 전략에 대한 고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에는 공동대표 신경민 의원(더불어 민주당), 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 김병관 의원(더불어 민주당),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 김경진 의원(무소속), 의장 중앙대 위정현 교수 등이 소속돼 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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